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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금융·유통 등 새 영역 뛰어드는 중국 IT 선두기업들

등록 2015-01-11 19:52수정 2015-01-11 21:30

알리바바 영상콘텐츠 진출
샤오미 스마트가전으로 확장
텅쉰 첫 민영 인터넷은행 투자
지난 4일 중국 남부 광둥성 선전시 첸하이 경제특구. 개혁개방을 강조하며 남방순시 중이던 리커창 중국 총리가 위뱅크 전자단말기의 엔터 키를 눌렀다. 중국 최초의 민영 인터넷은행이 첫 대출을 하는 순간이었다. 서민·중소기업의 생활·창업 자금 등을 지원하는 중국판 미소금융이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위뱅크의 최대 주주는 중국의 카카오톡 격인 위챗(중국명 웨이신)으로 유명한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텅쉰)다. 텅쉰에 이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도 3월께 민영 인터넷은행을 개점할 예정이다.

중국의 거대 정보기술 기업들이 ‘전공 분야’를 넘어 활발하게 사업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 증시에 상장해 250억달러(27조5600억원)의 기업공개(IPO) 신기록을 세운 알리바바는 영상 콘텐츠 산업 분야로 발을 넓히고 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지난해 10월 미국 할리우드로 날아가 월트디즈니, 21세기 폭스, 패러마운트 픽처스 등 영화사 관계자와 만났다. 마 회장은 온라인 콘텐츠 인수 문제를 논의했다. 이미 알리바바는 지난해 4월 중국 최대 동영상 포털인 유쿠투더우의 지분 19%를 인수했고, 6월엔 홍콩 미디어그룹인 차이나비전도 8억4000만달러에 사들였다. 알리바바는 지난달 중국 가전업체의 대표 주자인 하이얼과 손잡고 자사 영상 콘텐츠 서비스 시스템이 내장된 스마트티브이를 출시했다. 올해까지 400만대 판매가 목표다.

이런 모습은 마윈 회장의 경영전략과 연관돼 있다. 마 회장은 “알리바바는 단순한 전자상거래 업체에 머물지 않을 것이며 향후 10년 동안 문화·오락·의료 등의 산업에 투자를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바바가 중국 인기 축구구단인 광저우 헝다의 지분을 50% 인수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지난해 61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며 세계 3위의 스마트폰 판매 회사로 뛰어오른 샤오미는 스마트가전 쪽으로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달 공기청정기 ‘미에어’(Mi Air)를 출시했다. 스모그가 ‘생활의 일부’가 되다시피 한 중국 소비자들을 겨냥한 것이다. 샤오미 특유의 저가 전략에 충실해 899위안(17만원)에 판매가가 정해진 이 공기청정기는 샤오미의 독자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미유아이(MIUI)를 공유해 휴대전화로 원격 조종이 가능하다. 지난해 5월 스마트텔레비전을 필두로 이어폰, 혈압계, 스마트전구 등도 내놓은 샤오미는 올해 정수기도 출시할 예정이다.

샤오미는 지난달 중국 대표 가전업체인 메이디에 12억6000만위안(2200억원)을 투자해 가전시장 진출 교두보를 확보했다. 또 같은 달엔 미국 실리콘밸리의 웨어러블 업체 미스핏에도 투자했다. 린빈 샤오미 공동창업자는 최근 인터뷰에서 “스마트홈 시장은 향후 1000억달러가 넘는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며 “미유아이를 기반으로 스마트가전 시장에서 성공 신화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7일 “샤오미가 스마트티브이와 셋톱박스 판매를 위해 향후 10억달러를 들여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민영 인터넷은행의 첫 테이프를 끊은 텅쉰은 베이징 시내 택시 호출 서비스인 디디에 공을 들인다. 이미 중국 내 1위로 올라선 샤오미의 스마트폰과 누적 사용자가 6억명을 돌파한 위챗을 이용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텅쉰은 알리바바의 아성인 전자상거래에도 눈길을 돌리고 있다. 최근 중국 언론은 “텅쉰은 온라인쇼핑 사이트인 제이디(JD)닷컴의 지분 15%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 정보기술 기업들이 사업을 다각화하는 것은 정보기술 분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구조를 찾는 게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알리바바는 여전히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라는 지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징둥과 텅쉰 등을 비롯한 다른 온오프라인 업체들도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더구나 이들 중국 정보기술 기업들은 급성장하기는 했지만 아직 자체 브랜드 인지도나 영향력이 약하다. 정보기술업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기술 특허 역시 세계 유수 기업들에 견줘 취약한 상태다. 사업다각화를 통해 위험을 줄이고 지속적 수익을 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류쉐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 부원장은 “중국 정보기술 기업들은 전공 분야에서 활발하게 인수합병 등을 통해 몸집을 불렸지만 최근엔 금융, 유통, 가전 분야까지 가리지 않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다른 분야에서 혁신과 수익창출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중국의 인터넷 시장이 개방되지 않았지만 작은 틈이라도 열린다면 다국적 인터넷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며 “중국 기업들로서는 콘텐츠 다양화와 사업다각화가 시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류 부원장은 “국유기업 개혁과 경제구조 개선 등을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시진핑 정부의 방침도 정보기술 기업들에 영역 확대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들의 사업다각화가 성공하기까지는 변수가 많다. 샤오미는 새로 내놓은 공기청정기가 일본 제품을 그대로 베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게다가 이미 민영 인터넷은행에 텅쉰과 알리바바가, 스마트가전 분야 역시 알리바바와 샤오미가 동시에 진출한 만큼 이들 사이의 각축전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들은 각각 기득권을 쥔 거대 국유은행이나 기술력을 축적한 글로벌 브랜드의 벽을 넘어서야 한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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