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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 부동산 값 떠받치려 되사들이는 지방정부

등록 2015-01-13 20:24

재정수입 25% 부동산에 의존하다
장기침체 이어지자 재매입 나서
가격 하락 막기 고육책…재정 악화
중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지방정부들이 팔려고 내놓은 부동산을 지방정부 투자기관이 사들이고 있다. 자신이 팔려고 내놓은 물건을 자신이 사는 꼴로, 계속 하락하는 부동산 가격을 떠받치려는 고육책이다.

도이체방크는 최근 입수한 2013년 장쑤성 지방정부 투자기관(LGFV)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들이 입찰로 사들인 부동산의 규모가 다른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사들인 규모를 능가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지방정부 투자기관은 1994년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의 직접 채권 발행을 금지하자 자금 조달에 곤란을 느낀 지방정부들이 세운 대리투자기관이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12일 “도이체방크의 자료는 4개 성만의 자료지만, 중국 1·2선 대도시를 제외한 3선급 이하 중소도시들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지방정부가 내놓은 부동산을 지방정부 투자기관이 되사들이고 있는 것은 지방정부의 빚을 지방정부 투자기관에 떠넘기는 동시에 날로 하락하고 있는 부동산 가격을 억지로 떠받치려는 방책”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의 주요 100개 도시 부동산 가격은 지난해 5월부터 8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의 중소 지방정부들은 재정의 상당 부분을 토지 매각 등 부동산 판매에 의존한다.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의 데브라 로앤 연구원은 “부동산 판매 수익은 중국 지방정부 재정수입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중국 중소도시들은 중앙정부가 추진중인 신형도시화 정책의 부작용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중국 중앙정부는 실업률 해소와 도농복합발전 등을 꾀하려 의욕적으로 신형도시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다수의 주민들은 여전히 산업기반시설과 일자리가 집중된 베이징과 상하이 등 1·2선 대도시로 몰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외된 지방 중소도시들은 주택 과잉 공급에 시달리며 부동산 가격 하락에 직면해 있다. 랴오닝성의 톄링시와 네이멍구 오르도스시 등 많은 도시들이 잘못된 수요 예측 탓에 유령도시로 전락했다.

중국 안팎에선 지방정부 투자기관의 신용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방정부들이 부동산, 산업기반시설 투자 개발자금을 조달하려 앞다퉈 지방정부 투자기관을 설립해 채권을 남발한 탓이다. 지난달 산둥성 지방정부는 처음으로 지방정부 투자기관의 채권 발행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지방정부가 실제 토지 거래가 없는 상태에서 아랫돌을 빼 윗돌을 괴는 식의 자체 거래를 하고 있다”며 “이는 결국 재정을 더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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