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중국

중국, 유가 하락에 ‘표정 관리’?

등록 2015-01-18 20:20

“배럴당 10달러↓ 성장률 0.1~0.3%p↑”
디플레 확산 등 장기적으론 손해 전망도
국제유가가 곤두박질치면서 최대 원유 수입국이자 세계 경제 회복의 열쇠를 쥔 중국 경제는 어떤 영향을 받을지도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수입 석유에 대한 의존도가 60%에 이르는 중국은 지난해 3억800만t의 원유를 수입했다.

중국 내부에선 ‘유가 하락=득’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가 하락은 경제성장률이 떨어져 고민하는 중국에 호재다. 20일 발표 예정인 2014년 성장률은 중국 정부가 목표치로 내건 7.5% 언저리에 못 미치는 7.3% 안팎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나온다. 내년 성장률 목표치 역시 하향 조정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가 하락은 중국 정부의 시름을 덜어줄 수 있다. 세계은행은 13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유가 하락이 중국과 인도 등 원유 수입국의 경제에는 플러스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궈자오펑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연구원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달러씩 하락할 때마다 중국 경제성장률은 0.1~0.3%포인트 올라간다”고 말했다.

중국은 유가 하락 국면을 활용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략비축유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이징의 경제 소식통은 “중국은 지난해 1조2400억배럴의 전략비축유를 구입했다”며 “이는 2013년에 견줘 2배에 달하는 규모로 현재 저장시설에 들어갈 수 있는 양을 이미 다 채운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유가 하락이 스모그 문제로 고심하는 중국의 에너지 소비 개혁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후위웨 베이징공상대 교수는 13일 <신화통신>에 “원유 가격과 천연가스 가격은 연동성이 커 천연가스 가격도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석탄에 의존하는 중국 내 발전소들이 천연가스로 에너지원을 바꾸게 될 것”이라며 “중국의 에너지 생산이 좀더 환경친화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유가 하락은 국제정치 측면에서도 중국엔 기회다. 중국은 8~9일 베이징에서 주최한 중국-중남미 포럼 장관급 회의에서 베네수엘라와 에콰도르에 각각 200억달러(21조7000억원) 투자와 75억달러 차관 제공을 약속했다. 두 나라는 모두 유가 하락으로 위기에 처한 산유국이다. 유가 하락을 활용해 미국의 뒤뜰로 불리는 중남미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국제유가 하락의 최대 수혜국은 중국”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유가 하락이 몰고올 디플레이션 심화가 문제다. 지난해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0%로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34개월째 하락세다. 우리보 푸단대 에너지전략연구센터 상무부주임은 “석유 관련 제품의 가격이 하락할 경우 생산, 소비자물가가 계속 떨어지고 디플레이션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출 위주의 경제 구조를 내수 중심으로 개혁하려는 중국 지도부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저유가 상황이 장기화하면 러시아와 중남미 국가의 채권을 대규모로 보유한 중국에 타격을 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중국이 영향력 확대를 위해 이들 산유국에 투자하거나 빌려준 ‘차이나 머니’를 회수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중국 경제 전문가는 “저유가 탓에 러시아를 비롯한 다른 경제권의 디플레이션이 확산된다면 중국도 그 타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린차이이 궈타이쥔안증권 수석경제연구원은 14일 <21세기 경제보도>에 “저유가가 단기적으로는 중국에 득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