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규제 여파 8년만에 최대 낙폭
후강통 국내투자자 문의전화 빗발
후강통 국내투자자 문의전화 빗발
중국 증시가 과열을 우려한 중국 당국의 규제 여파로 7.70%나 급락했다.
19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6일에 견줘 260.14(7.70%) 떨어진 3116.35로 거래를 마쳤다. 이런 내림폭은 2007년 이후 8년 만에 최대다.
중국 증시의 급락은 당국의 규제 조처 여파로 분석된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는 16일 장이 끝난 뒤 “시틱 증권과 하이퉁 증권, 궈타이쥔안 증권 등 중국 3대 증권사가 신용거래 관련 규정을 어겼다”며 “이들 증권사에 3개월 동안 신용거래와 주식대출 계좌 신설을 중단시켰다”고 공지했다. 신용거래는 증권사가 보증금을 받고 일부 고객들에게 현금이나 주식을 빌려주는 것으로, 신용거래 규모는 13일까지 1조800억위안(187조원)으로 6개월여 전에 비해 갑절 이상 급증했다.
중국 당국은 이들을 제외한 9개 증권사에 대해서도 규정 위반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당국이 규제에 나선 것은 급증한 신용거래가 주식시장을 과열시키고 있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보인다.
훙하오 보콤인터내셔널홀딩스 연구원은 <차이나 데일리>에 “신용거래가 주식시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판단한 당국의 조처가 증시 폭락의 주요 원인”이라며 “당국은 증시가 완만하게 상승세를 유지하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20일 발표 예정인 중국 당국의 2014년 경제성장률이 애초 목표치인 7.5%에 못 미치는 7.4%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도 증시 하락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의 급락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픽텟의 폴린 댄 자산운용가는 <블룸버그>에 “당국의 규제 말고는 펀더멘털(기초여건)상 (하락)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후강퉁 제도를 통해 상하이A주 시장에 직접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은 중국 주식시장 급락에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장기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은 후강퉁 투자자의 특성상 바로 대규모 매도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평소보다 매수 규모가 줄었고 중국 상황을 묻는 전화가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후강퉁 제도 시행 이후 지난해 12월15일까지 한달여간 국내 투자자들은 국내 13개 증권사를 통해 하루 평균 149억원가량의 주식을 매매했다. 주로 시가총액 100위 안에 있는 금융, 자동차, 제약업종에 대한 투자가 많았다. 한편, 한국 증시의 코스피지수는 중국 증시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고 전주 말보다 14.49(0.77%) 오른 1902.62로 거래를 마쳤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방준호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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