뤄청 산시성 사회과학원 교수
[인터뷰] 뤄청 산시성 사회과학원 교수
일대일로, 서부 대개발 2.0버전
‘고도’ 시안, 대형 국유기업 많아
경직된 사고 벗는 게 성공 열쇠
일대일로, 서부 대개발 2.0버전
‘고도’ 시안, 대형 국유기업 많아
경직된 사고 벗는 게 성공 열쇠
“시안은 신창타이 시대에 접어든 중국에 도전과 기회의 공간이다. 다만, 경직된 사고에서 벗어나 얼마나 창의력을 발휘하느냐가 성공의 열쇠다.”
28일 중국 시안에서 만난 뤄청(사진) 산시성 사회과학원 교수는 “일대일로의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되면 시안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이라며 “시안이 강점을 지닌 항공 산업을 바탕으로 육상 실크로드뿐 아니라 공중 실크로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산시성 사회과학원은 신실크로드 경제지대 발전연구원 역할도 겸하고 있다.
-일대일로 계획에서 시안이 차지하는 중요성은?
“중국은 이미 고속성장 시대를 지나 중고도 성장 단계인 ‘신창타이’에 접어들었다. 중국은 도전과 기회의 기로에 놓여 있다. 시안은 육상·해상 신실크로드를 구축하는 일대일로 계획 가운데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육상 신실크로드의 시발점이다. 시안은 중서부 지역 발전과 향후 중국의 새로운 발전을 준비하는 중심에 있다. 시안은 항공, 중장비, 문화 산업이 발전해 있고, 중국 서북부 물류의 중심이다. 곧 일대일로 계획이 구체적으로 발표되면 시안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이다. 국가적으로도 시안을 육성하려 힘을 실어줄 것이다. 아울러 중국의 소프트 파워를 중앙아시아 각국에 확장하는 구실도 맡고 있다.”
-2001년부터 중국이 추진했던 서부 대개발과 일대일로 계획의 차이점은?
“서부 대개발은 서북지역의 사회기반시설 건설엔 큰 도움이 됐다. 일대일로 계획은 서부 대개발의 업그레이드판이자 2.0 버전이다. 서부 대개발을 통해 구축한 기본 인프라를 바탕으로 이젠 물류와 산업, 무역을 국제화하려는 것이다.”
-내륙 물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시안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시안은 현재 시내 동북부 지역의 국제 보세구와 국제 화물구를 합쳐 내륙 종합 자유무역구를 추진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부터 이곳을 출발해 중앙아시아와 유럽으로 가는 ‘장안호’ 열차가 매주 한 차례 운행을 하고 있다. 거기다 시안은 중앙아시아와 유럽의 허브공항으로 발돋움하려 한다. 시안은 본래 군수 산업, 특히 항공우주 산업 분야에서 전통적인 강점이 있다.”
-이런 계획을 추진하면서 시안이 극복해야 할 문제들은 무엇인가?
“곤란한 점이 없지 않다. 중앙아시아로 진출하는 철도는 여러 나라들을 경유한다. 그 나라의 상황과 이해관계에 따라 이곳을 관통하는 철도 노선의 불안정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대일로는 참여국들의 발전 플랫폼 구실을 하는 것인 만큼 중국의 일방적인 이익만 추구해선 안 된다. 서로 ‘윈윈’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보다 더 큰 문제는 시안이 얼마나 과거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날 수 있느냐다. 시안은 중국 다른 지역들에 비해 대형 국유기업이 훨씬 많다. 국제경제적인 시각보다 전통적인 계획경제에 익숙하다. 과거 덩샤오핑은 광둥성 선전, 상하이 등 남부 연안지역에서 개혁개방을 추진하며 ‘내가 정책의 틀을 잡고 밀어줄 테니 세부적인 것은 지방이 창의성을 발휘해 실행하라’고 했다. 시안은 아직 상상력과 창의력이 부족하다.”
시안/글·사진 성연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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