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569건…전년보다 3배
“파업 87%는 임금 체불·인상 요구”
“파업 87%는 임금 체불·인상 요구”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하면서 노동자들의 파업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홍콩에 있는 노동시민단체인 ‘중국노공(노동자)통신’은 “지난해 4분기 동안 중국에서 모두 569건의 노동자 파업, 시위가 벌어진 것으로 집계됐다”며 “이는 2013년 4분기에 견줘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라고 최근 발표했다. 중국노공통신은 “파업 가운데 87%는 임금 미지급이나 인상 요구 등과 관련된 것으로 춘절(설)을 전후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역별로는 ‘중국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광둥성에서 110여건의 파업이 발생해 전체 파업 건수의 20%를 차지했다.
광둥성 광저우시에서는 5일 일본 시계 제조업체인 시티즌그룹의 공장이 돌연 공장 가동을 중지하고 노동자들을 해고했다. 1000여명의 중국 노동자들은 해명과 보상을 요구하는 시위에 들어갔다. 광저우 시티즌정밀유한공사 쪽은 “해외 생산체제 정비와 효율성 향상 차원에서 공장 폐쇄를 결정했다”며 “미리 통보하면 이후 정상적으로 공장을 가동할 수 없다고 판단해 이렇게 (갑자기) 발표했다”고 밝혔다.
광둥성 외에도 장쑤성과 산둥성, 허난성에서도 4분기 동안 각각 43건과 34건, 30건의 노동쟁의가 벌어졌다. 2013년 4분기 동안 이들 지역에서 각각 6~11건 정도의 파업이 벌여졌던 데 비해 크게 늘었다. 중국노공통신은 “저임금에 시달리는 교사들의 파업이 43건으로 2013년 4분기보다 4배나 늘어난 점과 중국이 녹색성장을 강조하며 탄광 수를 줄인 까닭에 광부들의 파업이 급증한 점이 지난해 4분기 파업의 특색”이라고 말했다.
파업이 급증한 것은 중국의 성장 둔화가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중국은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24년 만에 최저인 7.4%를 기록했다. 올해 1월 수출과 수입 역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3.3%와 19.9%가 줄었다. <자유아시아방송>(RFA)는 “노동자들 사이에서 스마트폰 보급이 늘고 사회관계망(SNS) 서비스 이용율이 높아지면서 조직력이 높아진 점도 파업이 늘어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재중국 일본 상회는 지난해 펴낸 ‘중국경제와 일본기업 백서’에서 “8500여개 재중 일본기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향후 3년 사업하기 좋은 국가 순위에서 중국이 임금 상승과 노동력 확보 어려움 탓에 인도네시아, 인도, 타이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며 “조사를 시작한 1992년 이후 12년 만에 중국이 처음으로 1위 자리에서 밀려났다”고 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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