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제조사 메이쭈에 6500억 투자
자체 개발 운용체계 탑재 계획
샤오미 등 업체들 경쟁 커질 듯
자체 개발 운용체계 탑재 계획
샤오미 등 업체들 경쟁 커질 듯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샤오미 등 이미 중국 시장을 석권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 사이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알리바바는 9일 “신흥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메이쭈에 5억9000만달러(6500억원)을 투자해 이 회사의 일부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왕젠 알리바바 최고기술경영자(CTO)는 “이번 투자는 알리바바의 전반적인 모바일 전략과 소비자 서비스에서 획기적인 진전”이라고 말했다. 광둥성 주하이시에 본사가 있는 메이쭈는 엠피3(MP3) 제조업체에서 시작해 아이폰을 모방한 저가 스마트폰 회사로 변모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200만대 가량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중국 시장에서 2%에 다소 못 미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각각 1560만대와 1350만대를 판 샤오미나 레노보에 견주면 영세한 수준이다.
알리바바는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운용체계인 윈오에스(云·YunOS)를 메이쭈 스마트폰에 탑재해 타오바오 등 자체 전자상거래망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알리바바는 이를 통해 사용자가 5억5700만명에 이르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운용체계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2011년 처음 개발된 알리바바의 윈오에스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용체계에 밀려 기를 펴지 못하는 상태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외신들은 “알리바바가 스마트폰과 운용체계 시장에 진입하려고 비싼 입장료를 냈다”며 “이는 과거 아마존이 지난해 자체 스마트폰인 파이어폰을 내놓고, 구글이 자신들의 안드로이드 운용체계를 확산시키려고 2011년 모토로라를 인수했던 것과 비슷한 행보다”라고 전했다. 정보기술(IT) 전문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는 “알리바바가 여기서 투자를 멈추진 않을 것”이라며 향후 다른 중소형 스마트폰 업체에 추가로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이쭈에 대한 알리바바의 대규모 투자는 중국 자체 스마트폰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을 더욱 높이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중국업체 샤오미는 지난해 4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2.8%를 기록해 애플(10.9%)과 삼성(9.8%)를 따돌리고 1위로 등극했다. 중국 업체인 화웨이와 레노보도 각각 9.7%와 9.1%의 점유율을 기록해 바짝 뒤를 쫓고 있다. 특히 레노보와 메이쭈 등은 가격 대비 고성능을 갖춘 신제품을 유통비가 적은 온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샤오미식 마케팅 전략을 모방해 판매고를 끌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선 출혈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공업정보화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중국에서 생산한 스마트폰은 모두 3억8900만대로 2013년 4억2300만대에 견줘 3400만대 가량이 줄어들었다”며 “이는 알리바바와 메이쭈가 다른 업체들과 시장에서 저가 판매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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