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지준율 내린데 이어
대출·예금금리 0.25%p 낮춰
하우스푸어 이자 경감 수혜
3·5일 개막 ‘양회’ 의식 분석
금리·지준율 추가 인하 전망
대출·예금금리 0.25%p 낮춰
하우스푸어 이자 경감 수혜
3·5일 개막 ‘양회’ 의식 분석
금리·지준율 추가 인하 전망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난 28일 기준금리를 또 내렸다. 지난해 11월 전격적으로 금리를 내린 지 석달여 만이다. 지속적인 경기 하락과 부동산 불황 등에 따른 디플레이션(불경기 속에 상품· 서비스 가격이 하락하는 현상)에 대처하려는 조처라는 해석이 나온다.
인민은행은 지난 28일 누리집을 통해 “1일부터 금융기관의 1년 만기 대출 기준금리와 예금 기준금리를 모두 0.25%포인트씩 인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대출, 예금 기준금리는 각각 5.35%와 2.5%로 내려갔다. 인민은행은 금융기관의 예금 금리 적용 상한도 기준금리의 1.2배에서 1.3배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11월 2년4개월 만에 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를 각각 0.4%포인트와 0.25%포인트씩 내린 바 있다. 또 지난 5일엔 은행 지급준비율도 0.5% 낮춰 경기 부양에 나선 바 있다. 인민은행이 잇따라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내린 것은 경제 지표들이 더욱 악화해 경기 하강 압박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해 경제 성장률이 24년 만에 최저치인 7.4%를 기록했다. 불경기는 새해 들어서도 나아지지 않았다. 1월 중국 소비자 물가지수(CPI) 상승률은 0.8%를 기록해 2009년 11월(0.6%) 이후 5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생산자 물가지수(PPI)도 동기 대비 4.3% 하락하며 3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1월 수출과 수입 역시 각각 3.3%와 19.9%나 줄어 내수가 크게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중국이 불황 속에 상품, 서비스 가격이 떨어지는 악순환 구조인 디플레이션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중국 경제를 좌우하는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1월 주요 70대 도시 가운데 가격이 상승한 곳은 2곳에 그칠 정도다. 이 때문에 거금을 빌려 집을 산 하우스푸어들의 대출 이자 압박은 당국이 방관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신경보>는 1일 “이번 금리 인하 최대의 수혜자는 바로 대출로 집을 산 하우스푸어들이 될 것이다. 은행에서 20년 분할 상환을 조건으로 100만 위안(1억8천만원)을 빌려 집을 산 사람이라면 총 3만4600만위안의 이자 부담을 덜게 됐다”며 금리인하가 부동산 경기 떠받치기용이라고 분석했다. 바클레이스은행 홍콩지점의 창젠 수석 애널리스트는 “인민은행이 3, 5일 개막하는 양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를 앞두고 경기 부양책을 내놨다”고 했다.
인민은행은 “안정적인 통화정책에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고 했지만 전문가들은 중국 금융 당국이 앞으로도 추가로 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선장광 미즈호증권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중국 정부의 다급함이 엿보인다. 이대로라면 7% 대의 경제성장률 달성도 녹록잖다”며 “3월에 또 한차례 지급준비율을 내린 뒤 4월에 다시 금리 인하를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일부에선 연이은 금리인하가 채무 과다인 지방정부와 생산과잉인 국유기업의 숨통을 틔여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 67살인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은 금리 인하에 반대하는 태도를 취해왔다”며 그가 양회 기간을 즈음해 교체될 수도 있다는 예측을 내놨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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