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대 개막…작년보다 0.5%p↓
11년만에 최저…내수 부진 등 반영
재정적자 2700억위안 더 늘려 편성
WSJ “세계경제 엔진 구실 회의적”
11년만에 최저…내수 부진 등 반영
재정적자 2700억위안 더 늘려 편성
WSJ “세계경제 엔진 구실 회의적”
중국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7%로 제시했다. ‘신창타이’(新常態·구조조정 속 중고속 성장기)를 선언한 중국이 8%대 성장률 사수에서 7%대 성장률 사수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 2015년 정부 업무보고에서 “신창타이 시대에 합리적인 성장속도를 유지하는 한편, 성장방식의 전환과 구조조정을 더욱 중요한 위치에 놓겠다”며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7% 정도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7.5% 성장률 목표치보다 0.5%포인트 낮은 것이자 2004년 이후 11년 만의 가장 낮은 목표치다. 리 총리는 “소비자물가 상승폭을 3% 정도로 억제하면서 도시 신규취업자수는 1000만명 이상 늘리고 도시등록실업률도 4.5% 안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성장률 목표치를 낮춘 것은 내수 부진에 따른 디플레이션 압박과 세계 경기 불황이라는 현실을 인정하는 동시에 경제 구조조정 작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2월 평균 신규주택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3.8% 떨어졌다. 이같은 낙폭은 1월의 3.1%보다 더 커진 것이다.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0.8%로, 2009년 11월(0.6%) 이후 5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각각 6.8%와 7.1%로 전망한 바 있다.
타오둥 크레디스위스 아태지역 수석연구원과 톰 올릭 <블룸버그> 수석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7%라는 낮은 목표치를 제시함으로써 향후 경제 구조조정과 반부패 정책을 더욱 강하게 추진하겠다는 신호를 줬다”고 말했다. 치푸린 중국개혁발전연구원장은 “7% 성장률은 객관적인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며 “경제 총량이 커지고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은 서비스업과 중소기업이 늘어난 덕에 이 정도면 취업률 목표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 경제가 올해 7%대 경제성장률 사수에 실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중국이 세계경제의 엔진 구실을 계속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해 7.5% 안팎의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했지만 실제로는 7.4% 성장률을 기록해 16년 만에 목표 달성에 실패한 바 있다.
왕쥔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부부장은 “1~2월 경제 수치가 매우 허약하고 디플레이션 압박이 심해 경기를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리 총리는 업무보고에서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실시하려 올해 재정적자를 지난해보다 2700억위안 많은 1조6200억위안(299조6000억원)으로 배정했고, 신형 도시화와 철도·도로·항만 건설, 에너지망 확대 등 중대형 사회간접자본 사업에도 4776억위안의 중앙예산을 쓰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올해 국방예산으로 8868억9800만위안(155조원)을 책정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0.1% 늘어난 것이다. 증가폭은 지난해의 12.2%에 견줘 낮아졌지만 1999년 이후 2010년(7.5%)를 빼고는 해마다 두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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