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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유럽 국가 잇따라 “AIIB 가입”…미국 만류에도 실리 선택

등록 2015-03-17 19:37수정 2015-03-18 13:57

영국 이어 프·독·이탈리아 등
아시아 SOC 투자 참여 눈독
막으려던 미국은 타격 받아
중 “창립회원국 곧 마감” 한국 압박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 국가들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이 줄을 잇고 있다. 올해 말 정식 출범 예정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개발도상국의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를 목적으로 중국이 주도하는 국제금융기구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16일(현지시각) 유럽 각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영국에 이어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의 주요 국가들도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유럽 국가들의 이런 움직임은 12일 영국이 이 은행에 창립 회원국 자격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나온 것이다. 신문은 “유럽 국가들의 잇따른 가입 의사는 서방 주요 국가들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가입을 막으려는 미국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유럽 국가들이 미국의 만류를 뿌리치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가입하려는 것은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인 중국의 투자와 아시아 지역의 사회간접자본 건설시장 참여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해말 현재 3조8400억달러(4384조6000억원)의 외환보유고를 가지고 있다. 중국은 풍부한 ‘실탄’을 물가 상승, 부동산 거품, 지방정부 부채 양산 등의 우려가 있는 국내 건설산업 대신 국외 투자에 쏟으려 한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과 중국이 400억달러를 투자한 신실크로드 기금은 중앙·동남아시아, 유럽, 아프리카를 아우르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신실크로드)’ 정책의 교두보다. 중국은 이를 통해 자국 기업의 국외 진출을 촉진하고 아시아경제권을 주도하려 한다.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 정상들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이 태동하기 전부터 중국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을 벌여왔다. 2013년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각각 100명이 넘는 경제사절단을 대동하고 중국을 방문해 항공기와 원전, 고속철도 분야의 수출과 투자를 약속받았다. 대신 중국 인권문제에 대해선 침묵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럽의 주요 투자국으로 떠오른 중국은 현재 미국에 이어 유럽의 2번째 교역 대상국이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가입은 ‘큰손’인 중국의 투자를 유치하는 윤활유와 같은 구실을 한다. 여기에 2020년까지 연간 8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아시아 지역의 사회간접자본 건설 수요도 유럽 국가들의 구미를 당긴 것으로 보인다. 한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중국이 유럽 국가들에게 가입을 독려하려고 뭔가 매력적인 조건을 제안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잇따른 유럽 국가들의 가입 의사 표시에 고무된 분위기다. 관영 <환구시보>는 17일 사설에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거부 반응을 보여온 미국이 우방국을 저지하고 있음에도 여러 나라들이 가입 ‘도미노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세계와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에 모두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또 “일부 나라가 이 은행에 의심을 가지고 있지만, 정치적인 우려 탓에 경제발전의 호기를 놓치는 것은 21세기의 (전략적) 신조에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국 등 가입을 망설이고 있는 나라를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자칭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장은 “한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의 투표권이나 발언권 등의 문제를 걱정하고 있지만 협상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중국은 한국이 창립 회원국이 되길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지인 <21세기 경제보도>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창립 회원국으로 참여 자격을 신청할 수 있는 기한은 3월31일이 아니라 17일”이라며 참여 회원국 자격이 ‘조기 품절’될 수도 있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중국 등 창립 회원국들은 오는 31일 파키스탄에서 첫 업무회의를 열어 의결권 배분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박영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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