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학술지 표절 43편중 41편
해당 저자들, 중 유명 병원 소속
“시간없어…중개상에 2만위안 줘”
해당 저자들, 중 유명 병원 소속
“시간없어…중개상에 2만위안 줘”
중국의 유명 병원 의사들이 의학 논문을 표절했다가 무더기로 적발당했다. 중국 안에서조차 망신이라는 자조가 나온다.
영국의 의학, 과학 분야 학술지인 <바이오메드센트럴>은 최근 논문 심사 과정에서 43편의 의학 논문이 표절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바이오메드센트럴은 “이 가운데 95%에 이르는 41편의 저자가 중국인으로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특히 논문의 저자들은 베이징 안전병원, 상하이 흉부병원, 인민해방군 452병원, 상하이 국립 퉁지대 부속 동방병원 등 중국 유명 병원 소속이었다. 이 병원들은 이전에도 소속 의사들의 논문 표절이 문제가 된 바 있다.
논문표절이 적발된 항저우시 제일인민병원의 의사 안아무개씨는 “논문을 쓰기 위해 중개상에 2만위안(370만원) 가량을 냈다”며 “수술이 너무 많아 연구를 하거나 논문을 쓸 시간이 없었다. 그러나 논문을 발표하지 않으면 승진을 못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사는 “논문 표절은 기본적으로 인격의 문제”라며 “이는 전형적인 중국식 잔꾀”라고 비판했다. 일부에서는 “논문표절 적발 사례가 너무 잦지만 이번처럼 대규모로 드러난 것은 끔찍한 수준”이라는 말도 나온다. <명보>는 “최근 몇년 사이 중국의 의료, 과학기술 관련 논문 수는 미국을 앞질러 세계 1위이지만 인용률은 세계 100위 안에도 못들고 있다”며 “폭증하는 중국 학술논문의 고질적인 병폐는 바로 양만 많을 뿐 수준이 떨어진다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인문, 사회과학 분야의 학술연구는 시진핑 취임 뒤 그의 연설과 국정운영기조에 집중된 것으로 파악됐다. <명보>는 “올해 국가사회과학연구기금지원방침을 보면 시진핑의 연설, 실천방안 등에 관한 주제가 대부분이다“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2013년 말 시진핑 주석이 중국 공산당 총서기에 취임한 이후 중국 인문, 사회과학계에는 시 주석 정신 탐구 운동이 유행이 되다시피했다”고 전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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