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취임 뒤 밀월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2차대전 종전 70주년 기념행사와 일본의 역사인식 비판에 밀착 공조하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일 안드레이 데니소프 중국 주재 러시아대사가 베이징에서 열린 2차대전 종전 관련 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5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2차 세계대전 대독일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의 주요한 손님”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주중 러시아대사관 쪽은 “러시아와 중국은 특수한 관계에 있다. 시 주석이 행사에 참석하면 당연히 특별 대우를 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쪽은 이번 승전 기념행사에 시 주석 외에도 박근혜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등 주요 관련국 정상들을 초청한 상태다. 중국은 지난달 시 주석의 핵심 측근인 리잔수 중앙판공청 주임을 러시아에 보내 방러 일정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주중 대사관 쪽은 또 5월 전승행사에 맞춰 “2차대전 중 소련 전선에 참전한 중국군 노병 40명에게 기념메달을 수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에는 소련 전선에 참전했던 노병이 60여명 가량 생존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쪽은 일본의 역사인식 비판에도 나섰다. 중국이 9월 베이징에서 열 예정인 항일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행사에 호응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주중 러시아 대사관 쪽은 “중-러 양국이 일본군과 함께 싸운 역사를 기념하려 ‘만저우리-공동의 승리’라는 전시회도 열 것”이라고 밝혔다. 만저우리는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에 있는 중-러 접경 도시로, 2차대전 당시 일본군과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다. 데니소프 대사는 “중-러 두 나라 인민은 2차대전 승리를 위해 매우 큰 대가를 치렀다”며 “마음대로 역사를 해석하거나 왜곡하는 것을 묵시할 수 없다”며 일본을 겨냥했다. 러시아 언론은 “중-러가 2차대전 승리 70주년과 관련해 60개 가량의 공동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에만 4차례 회동을 하며 경제, 군사, 외교 등의 분야에서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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