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청명절 조문객 100명 맞아
조문객 “공안들 자택 주변 촘촘”
전문가 “여전히 성지화 우려” 분석
조문객 “공안들 자택 주변 촘촘”
전문가 “여전히 성지화 우려” 분석
1989년 천안문(톈안먼) 시위 당시 무력진압에 반대하다 실각한 자오쯔양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유골이 10년 만에 안장된다.
자오 전 총서기의 사위 왕즈화는 “5일 당국이 자오 전 총서기의 유골과 부인인 량보치의 유골을 합장해도 좋다고 허가했다”며 “하지만 묘지가 어디가 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말했다. 자오쯔양의 막내 아들인 자오우쥔은 “최근 몇달 동안 당국자들이 안장 문제를 논의하려 유가족들과 만났고 성의있는 태도를 보였다”며 “선친을 편하게 모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오쯔양은 후야오방 전 총서기와 함께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을 떠받치는 양날개로 활약했지만 천안문 시위 당시 덩샤오핑을 비롯한 원로들의 강경 진압 방침에 반대하다 실각했다. 그에겐 당 분열과 소요사태 종용 혐의가 씌워졌다. 16년 동안 베이징시내 후창후퉁 6호에 있는 자택에 가택연금됐던 그는 2005년 1월 숨졌다.
중국 당국은 당시 자오에 대한 추모 열기가 확산될 것을 우려해 골목마다 공안들을 배치해 조문을 통제했다. 중국 공산당은 그의 유골을 바바오산 열사묘지에 안장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당국이 향후 참배를 제한할 것을 우려해 이를 거부했고, 자오쯔양의 유골은 10년 동안 안식처를 찾지 못한 채 자택에 보관돼 왔다.
중국 당국의 안장 허가는 5일 청명절에 맞춰 나왔다. 중국에서 청명절은 망자를 기리고 성묘하는 명절이다. 일부에선 안장을 계기로 자오쯔양에 대한 당의 재평가 작업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정치평론가인 장리판은 “당국은 여전히 그의 묘지가 (민주화 세력의) 성지가 될까봐 우려한다. 유골 안장 허가가 곧바로 그에 대한 재평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자오우쥔은 “청명절인 5일 100여명의 조문객이 집에 찾아왔다”고 말했는데, 조문객들은 “공안들이 자오쯔양 자택 주변에 촘촘히 깔려 있었다”고 전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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