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미-중 핵전문가 회의서
“매년 10개 생산 농축 기술 보유”
‘10~16개’ 미국 추정치 훨씬 넘어
“매년 10개 생산 농축 기술 보유”
‘10~16개’ 미국 추정치 훨씬 넘어
중국이 북한의 핵탄두 보유량을 미국보다 훨씬 많게 추정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우려감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고위급 핵 전문가는 지난 2월 베이징에서 비공개로 열린 미-중 핵 전문가 회의에서 “북한이 현재 20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 2016년에는 지금의 두 배에 달하는 핵탄두를 생산할 수 있는 농축 우라늄을 지니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22일 회의 참석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회의는 중국 외교부 산하 연구기관인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주최로 열렸다. 회의에는 중국의 정치, 외교, 군사, 기술 분야의 북한 핵 전문가들이 다수 참여했다. 회의에 참석한 미국의 핵 문제 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해커 스탠퍼드대 교수는 “중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현재 매년 8~10기의 핵탄두를 생산할 수 있는 농축 우라늄 기술을 갖췄다고 여긴다”고 전했다.
북한 핵탄두 보유량에 관한 중국의 추정치는 미국의 추정치를 훨씬 웃돈다. 미국 내 북핵 전문가들은 최근까지 북한의 핵탄두 보유량을 10~16기가량으로 파악해왔다. 해커 교수도 “북한 핵탄두 수는 12개에 못미치고 내년까지도 20개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나중에 회의 내용을 전해 들은 미국 정부 당국자는 “매우 놀랍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과 북한 핵 문제에 관한 의견을 교환해 온 한 관계자는 “과거 중국은 북한의 핵 능력을 평가절하해 왔지만 2010년께는 미국과 비슷한 정도로 평가했고, 2013년을 기점으로는 외려 미국보다 북핵 능력을 높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북한 핵 능력이 향상됨에 따라 이를 바라보는 중국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회의에 참석한 중국 전문가는 “미국과 동맹국의 안보를 위협할 정도의 핵 무기 능력을 갖춘 북한이 지역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핵 협상에 치중하며 북한과의 협상을 도외시한 탓에 북핵 능력이 커졌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중국은 2013년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며 한반도 비핵화를 최우선 순위로 강조하고 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중국은 북한이 핵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관해 별 생각이 없었지만 최근엔 이게 근심거리가 됐다”고 말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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