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장쩌민파 긴장 고조
후주석 상하이시 당서기직에 측근 앉히려하자 갈등
중국공산당 16기 5중전회를 앞두고 장쩌민 전 총서기를 정점으로 하는 이른바 ‘상하이방’과 후진타오 총서기 사이에 긴장감이 다시 감돌고 있다.
후 총서기가 장쩌민의 직계인 천량위(왼쪽) 상하이시 당서기를 톈진시 당서기로 보내고, 그 자리에 자기 측근인 공청단 출신 류옌둥(오른쪽) 당 중앙통일전선부 부장을 앉히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에 성공할 경우 후 총서기는 상하이방의 아성인 상하이에 ‘자기 사람’을 앉힘으로써 “정치적으로 강렬한 상징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홍콩 <아주시보>가 5일 보도했다.
후 총서기가 천 서기를 톈진으로 좌천시키려 한다는 건 이미 지난 8월18일 <로이터통신>과 <더 타임스>가 내부 소식통의 말을 따 보도한 바 있다. 이 소식이 전해진 뒤 홍콩 <아주시보>는 8월22일 다른 내부 소식통의 말을 따, “만약 후 총서기가 천 서기를 톈진으로 보내고 자기 인물을 낙하산 인사로 상하이에 내려보낸다면 격렬한 투쟁이 뒤따를 것”이라고 전했다. <아주시보>는 이 발언이 “장쩌민을 우두머리로 하는 상하이방 진영이 후진타오에 대해 보내는 1차 경고”라고 풀이했다.
그럼에도 베이징 외교가의 소식통들은 후 총서기가 오는 8~1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공 16기 5중전회에서 천 서기에 대한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에는 장쩌민과 후진타오 전·현임 총서기가 1주일 새 잇따라 톈진을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장은 지난달 26~27일 이틀 동안 톈진을 찾았으며, 후는 1~2일 이틀 톈진을 방문했다. 이미 지난 6월 하순 원자바오 총리가 방문한 바 있는 톈진을 두 전·현임 총서기가 잇따라 방문한 건 이례적이며, 이미 66살로 정년을 넘긴 장리창 톈진시 서기의 후임 인사와 관련한 정지작업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는 전했다. 중국공산당과 국무원의 관련 규정에 따르면 성장급(장관급) 지도자는 65살이 정년이다.
후 총서기가 상하이방의 ‘적장자’인 천 서기를 상하이 제1인자의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데 성공한다면, 앞으로 중앙과 지방 ‘제후’ 사이의 역관계는 크게 변할 것이라고 <아주시보>는 내다봤다.
천 서기는 2004년 5월 원자바오 총리가 경기과열 방지를 위한 거시경제 조정 정책을 발표한 이후 중공 중앙정치국 회의석상에서 “이 정책이 장쑤·저장성 등 동부 연안지구의 경제를 악화시키고 있다”며 강력히 반대해 후진타오-원자바오체제 가장 격렬하게 맞선 ‘지방 제후’로 기록됐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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