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기득권층 집요한 반발 방증
“참 어렵습니다. 자기 정화와 감독이라는 게….”
중국 ‘부패와의 전쟁’의 야전 사령관인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난달 23일 베이징 중난하이 집무실에서 프랜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 교수 등 일본계 학자들을 만난 자리에서였다.
왕 서기는 “해묵은 공산당의 부패를 감시하고 스스로를 정화하는 작업에 어마어마한 압박이 있다”고 말했다고 14일 홍콩 언론들이 보도했다. 어려움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그는 스스로 맹장수술을 했던 옛소련 의사 레오니트 로고조프의 일화를 들기도 했다. 왕 서기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한 2013년부터 부패척결의 ‘저승사자’로 나서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와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 등의 조사를 지휘했다.
그의 발언에 대해 중국 정치 전문가들은 부패척결 과정에서 공산당 내 기득권층의 집요한 반발이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좡더수이 베이징대 교수는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왕 서기의 발언은 반부패 정책에 대한 반발이 예상보다 거세다는 것을 보여준다. 고위층으로 반부패 전선이 넓어지면서 이익집단이나 원로들이 반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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