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싱가포르가 23~25일 남중국해에서 벌인 ‘해상합동훈련 2015’에 참가한 중국의 미사일 프리깃함이 함포를 발사하고 있다. 최근 남중국해에서는 영유권과 해상 통제권을 놓고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은 물론 미국까지 개입하면서 이해 당사국 간의 갈등과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싱가포르/신화 연합뉴스
남중국해 해상 주권 쟁탈전 지속 예상
해군력 강화해 수송로 확보
‘공격당하면 반드시 반격’
공세적 방어 전략 방침도
미국과 ‘강 대 강’ 전략 뜻
해군력 강화해 수송로 확보
‘공격당하면 반드시 반격’
공세적 방어 전략 방침도
미국과 ‘강 대 강’ 전략 뜻
중국이 26일 국방백서를 통해 “바다는 중국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직결돼 있다”며, 해양 주권과 이익 수호를 위해 해군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 문제를 두고 미국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과의 갈등에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방침을 공표한 것으로 이 지역의 긴장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방부는 이날 베이징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2015년 중국의 군사전략’이란 주제로 9000여자 분량의 국방백서를 발표했다. 국방부는 백서에서 “현재 세계 경제와 전략의 중심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해상에서의 주권 쟁탈전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다”라고 명시했다. <중국신문망>은 “중국이 국방백서에서 영유권 분쟁 사실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백서는 이런 판단의 근거로 “미국은 아시아 재균형 전략에 따라 이 지역의 동맹을 강화해 군사적 존재감을 높이며 근접 정찰도 벌이고 있다. 일본도 2차 대전 뒤의 국제 질서에서 탈피해 군사안보 정책을 재조정하고 있다”며 “거기다 남중국해에 인접한 이웃 국가들은 중국령 암초들을 불법적으로 점거하며 우리의 영토 주권과 해양 이익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서는 “바다는 중국의 장기적 지속 발전과 불가분의 관계”라며 “중국 해군은 향후 기존 연근해 방어에서 원양 방어로 적극적인 작전 개념을 넓혀 해양 주권과 권익을 수호할 것이다”라며 해군 작전범위 확대 방침을 강조했다. 백서는 특히 “중국군은 기존 육군을 중시하고 해군을 경시하는 기존 전통관념을 반드시 타파해 해양 이익을 고도로 중시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옌원후 중국군사과학원 연구원은 <차이나데일리>에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중국 경제는 강한 해군력을 바탕으로 전략적인 해안 수송로를 확보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백서는 중국군의 ‘공세적인’ 방어 전략 방침도 제시했다. 백서는 “중국군의 방어, 자위 원칙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우리가 먼저 공격을 하지는 않겠지만 상대가 먼저 우리를 공격해온다면 반드시 반격하겠다. 더 큰 중대 위기와 연쇄적 사태를 예방하려면 돌발적인 군사 충돌에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이는 최근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 문제를 두고 미국이 ‘항행의 자유’를 내세우면서 해군력 투입도 시사한 데 대해 ‘강 대 강’ 전략으로 맞서겠다는 뜻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남중국해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국정과제로 내세운 ‘일대일로(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로 이어지는 육·해상 실크로드 계획) 구상’ 가운데 해상 실크로드의 길목이자 핵심 에너지 수송로다. 양위쥔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이 상대의 핵심 이익을 존중해 갈등과 위기를 관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은 국방백서에서 ‘강군몽’을 역설하며 각군의 전략적 변화도 제시했다. 백서는 “중국의 꿈은 강국의 꿈이며 강국의 꿈은 강군 건설이 필수다”라고 적시하고, “육군은 기존 각 군구의 지역 방어 개념에서 전역 합동 방어 전략으로 나아가야 하며, 공군과 핵무기를 운용하는 제2포병은 각각 공수 겸용 전략과 미사일의 정밀 타격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우주군, 인터넷 부대 등을 양성하겠다는 부분도 적시했다.
한반도 정세에 관해서는 “조선반도(한반도)와 동북아 지역 정세에 수많은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요인이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북한 핵문제와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1998년부터 2년마다 국방백서를 발표해왔다. 2013년엔 인민해방군 병력이 230만명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국방백서는 9번째로 국방전략을 주제로 삼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