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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미 SEC, ‘중국 반부패 상징’ 왕치산 조사

등록 2015-05-28 20:15수정 2015-05-28 21:34

JP모건 ‘중 고위층 친인척 채용 비리’
증권거래위, JP모건에 소환장
‘왕 서기 포함 35명 서류 제출하라’
미국 법무부도 왕 서기 자료 요구
‘중국 지도부 도덕성 타격 시도’ 분석
‘남중국해 대립’ 양국 갈등격화 예고
왕치산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왕치산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가 제이피(JP)모건체이스의 중국 고위층 친인척 채용 비리를 조사하면서 왕치산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를 조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왕 서기는 ‘부패와의 전쟁’의 사령관이자 시진핑 국가주석의 최측근이다. 이번 조처로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는 양국 관계가 더욱 급속도로 냉각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과 <파이낸셜타임스> 등은 27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4월29일 제이피모건체이스 은행쪽에 소환장을 보내, 왕치산 서기를 비롯한 중국 최고위층 인사 35명과 주고받은 모든 서류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며 “왕 서기의 이름이 소환장의 첫장에 적시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법무부 역시 이 회사에 왕 서기와 관련한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피모건체이스의 중국 고위층 친인척 채용 비리와 관련해 왕 서기의 이름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소환장에서는 왕 서기를 비롯해 가오후청 상무부장, 궈성쿤 공안부장, 판궁성 인민은행 부행장, 쑨자캉 중국원양운수총공사(COSCO) 부회장 등 중국 정부와 국유기업 고위층의 이름이 망라돼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월 “가오후청 상무부장이 제이피모건체이스의 고위직과 만나 ‘특별히 신경 써주겠다’며 아들 가오줴의 취직을 부탁해 성사시켰다”고 보도한 바 있다. 소환장은 또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재정부, 상무부, 은행감독관리위원회 등 6개 정부기관 관리 가운데 이 은행에 친인척 채용을 부탁한 이들의 명단을 만들어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미국 당국은 2013년부터 제이피모건체이스가 사업상의 특혜를 노리고 중국 당, 정, 군, 재계 고위층 자녀를 채용한 ‘아들과 딸’ 프로그램에 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당국은 ‘아들과 딸’ 프로그램이 미국 해외부패방지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거래위원회는 “이번 자료 요구는 왕 서기의 위법행위에 관한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려는 게 아니라 포괄적인 자료 수집 차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당국의 왕치산 서기 관련 조사는 최근 남중국해 갈등과 잇따른 사이버 해킹 문제 등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미-중 관계에 더 큰 파문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특히 시진핑 정권의 핵심 과제인 반부패 정책을 총괄하는 왕 서기에 대해 친인척 부정 채용 청탁 의혹을 제기한 탓에 미-중 지도자 간에 극한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왕 서기는 중국공산당 권력 서열 6위지만 시 주석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고 있어 실질적으로는 2인자로 여겨진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조사가 중국 지도부를 ‘격분’시킬 수 있다. 남중국해 문제 등으로 살얼음판 위에 있는 미-중 긴장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일부에서는 중국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흥행 성공과 최근 발표된 중국 국방백서에 나타난 남중국해에 대한 강경 정책 등에 불쾌감을 느낀 미국이 반부패의 상징적 인물인 왕 서기를 표적으로 삼아 반격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반부패 사령관의 취업 청탁 조사설만으로도 중국 지도부의 도덕성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왕 서기는 4월 무렵 국외도피 경제사범 인도 협조를 위해 방미를 추진하기도 했으나 무산됐다. 중국에서 근무했던 한 전직 미국 관리는 “조사에 왕 서기의 이름이 포함됐다는 것은 정치적인 함의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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