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매입 비용 286억 달러…전체 거래 16% 차지
시진핑 정부의 반부패 정책으로 미국 투자 선호
시진핑 정부의 반부패 정책으로 미국 투자 선호
중국이 캐나다를 제치고 미국 내 외국인 부동산 매매 시장의 가장 큰 손으로 떠올랐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은 17일 “올해 3월까지 지난 1년 동안 중국인들이 미국의 주택을 사는 데 286억달러(32조원) 가량을 썼다”며 “이는 미국 내 외국인 부동산 거래액수로는 가장 많다. 중국은 거래 건수에서도 전체의 16%를 차지해 캐나다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2008년부터 1위를 기록했던 캐나다는 미국 주택 매입에 112억달러를 쓰고, 거래 건수로는 14%를 기록해 2위로 밀렸다.
중국인들의 미국 부동산 시장 투자는 시진핑 정부의 반부패 정책과 맞물려 최근 몇년 사이 부쩍 느는 추세다. 국내 부정부패 척결 정책을 피해 미국으로 자산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중국인들은 다른 외국인들보다 고가의 주택을 사들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인들의 평균 주택매입 가격이 83만1800달러로 외국인 전체 주택매입 단가(49만9600만달러)보다 갑절 가량 높았다”고 전했다.
중국인이 주택 매입을 선호하는 곳은 서부 해안 지역으로 나타났다. 이곳은 미국 동부보다 중국에서 가깝고 상대적으로 많은 중국인들이 살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하버드대학이나 매사추세츠공대(MIT) 등이 위치한 동부 지역 역시 중국 유학생들이 증가하면서 중국인들의 주택 구매 붐이 일고 있다. 매사추세츠주 퀸시의 부동산중개인인 제이슨 장은 “이곳 주택을 사들이는 사람들 10명 가운데 8명은 중국인들이다. 이들 덕에 주변 부동산 시세가 올랐다”며 “중국인 대부분은 현금으로 대금을 치른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의 미국 부동산 매입 붐이 일면서 장쑤성 난징에 본부를 둔 건설업체인 랜드씨 그룹은 2013년 미국 지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 회사의 존호 미국 지사장은 “많은 중국 고객들이 미국을 최우선 투자처로 여긴다”고 말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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