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만에 ‘검은 금요일’ 끊어
“시장실패…개입 필요” 반론도
“시장실패…개입 필요” 반론도
중국 증시가 10일 한달 만에 ‘검은 금요일’의 악순환을 끊고 이틀 연속 급상승했다. 그러나 반등이 시장이 아닌 정부의 필사적인 개입에 기댄 탓에 관치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전날 공안 당국까지 동원한 정부의 전방위적인 조처 덕에 5.76% 급반등했던 상하이지수는 이날도 4.54% 오른 3877.80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반등은 최근 7년 사이 하루 상승폭으로는 가장 컸다. 이틀 사이 10.3% 오른 셈이다. 특히 지난달 19일부터 3주 연속 금요일만 되면 주가가 5~7% 이상 폭락했던 ‘검은 금요일’의 악순환도 한달만에 끊었다. 대주주들의 보유주식 매각 금지, 공안부의 공매도 단속, 국무원과 인민은행, 증권감독위원회의 대규모 유동성 투입 등 중국 당국의 전방위 주가 떠받치기 대책이 투자자들의 공황 상태를 어느 정도 진정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날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로 일컬어지는 류허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 겸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이 경제전문지 <차이징>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와 증시 모두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안심해도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증시 반등이 시장의 자율이 아닌 당국의 노골적인 개입과 단속에 기댄 까닭에 관치의 적절성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시 주석은 2년여 전 ‘경제 전반에 시장이 결정적인 구실을 하도록 하겠다’며 야심차게 향후 10년 경제개혁 방향을 제시했다”며 “하지만 이번 증시 폭락 사태에 정부가 ‘난폭하게’ 개입하면서 시장에 충실하겠다는 원칙을 스스로 흔들었다”고 지적했다. 빅터 스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시 주석이 몇년 사이 관치를 줄이고 시장에 더 큰 권한을 주겠다고 외쳤지만 공수표가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개입에 부정적인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위기가 닥친 2008~2009년 원자바오 전 총리가 4조위안(765조원)을 경기 부양에 투입하고 난 뒤 중국 경제가 지금까지 과잉생산과 지방정부 부채라는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정부의 개입은 필요악이라는 주장도 적지 않다. 훙하오 보콤인터내셔널 투자전략가는 “시장 실패 상황에서 정책적 개입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10일 관영 <환구시보>는 사설에서 “어제 국가가 증시에 멋진 반격을 했다. 공안 부부장이 현장에 간 것은 향후 증시 질서안정에 있어 긍정적 위협 효과를 나타낼 것이다”라고 추어올렸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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