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원유 수입국…안정적인 확보
우호관계…중동 영향력 확대 발판
우호관계…중동 영향력 확대 발판
‘이란 핵협상 타결의 승자는 원유에 목마른 중국이다.’(<월스트리트 저널>)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이 이란 핵협상 타결에 웃음짓고 있다.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와 함께 외교적인 면에서도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발판을 마련한 까닭이다.
중국은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 탓에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제한해 왔다. 하지만 이번 협상 타결로 중국은 세계 4위의 원유 매장량을 지닌 이란으로부터 원유 수입을 늘릴 수 있게 됐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중국이 올해 1~5월 사이 원유 수입을 확대했다. 미국이 이란 고립을 본격화한 2011년보다 많은 양을 수입했다”며 중국의 지난해 이란산 원유 수입은 전년 대비 30% 늘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올해 하루 평균 60만배럴에 육박하는 원유를 이란에서 수입했다. 중국 <국제금융보>는 15일 “올해 5월까지 중국의 원유 수입국 순위에서 이란이 지난해보다 2단계 뛰어오른 4위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은 4월 핵협상이 잠정 타결된 뒤 “우리가 어려운 시절 중국이 곁에 있었기 때문에 일부 유전 개발사업에 우선권을 줄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중국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원유 수입비용 하락으로 이득을 챙길 수도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4일 “앞으로 하루 평균 60만~80만배럴의 이란산 원유가 국제 원유시장에 풀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외교 전략면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중국은 핵협상 과정에서 미국을 위시한 서방 국가들의 일방적인 제재 강화에 반대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이란의 환심을 얻었다. 특히, 이란은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 계획(육·해상 실크로드를 잇는 중국 중심의 경제 벨트)의 중요 경유지다. 이란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창립 회원국으로 참여했고, 이란~파키스탄~중국을 잇는 천연가스관 건설에도 적극적이다. 중국으로선 제재를 벗어난 이란과의 우호관계를 바탕으로 중동 지역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꾀할 수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협상 타결 뒤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환영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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