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저우미술학원 전 도서관장 덜미
부임 뒤 가짜 걸린 것 보고 따라해
자신이 베낀 가짜마저 누군가 가짜로 대체
신화통신 “예술품 모조 갈수록 심해져”
부임 뒤 가짜 걸린 것 보고 따라해
자신이 베낀 가짜마저 누군가 가짜로 대체
신화통신 “예술품 모조 갈수록 심해져”
2004년 광저우 미술학원의 도서관장을 맡고 있던 샤오위안은 부임 첫날 학교가 소장한 미술품들을 살펴보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몇몇 작품들이 현저하게 조잡해 보인 탓이다. 그는 이내 이 작품들이 가짜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는 학교에 이 사실을 알리는 대신 돈을 벌 ‘영감’을 얻었다. 자신이 유명 작품들을 베껴 그린 뒤 진품과 바꿔치기해 전시해두고 진품은 팔아치우기로 한 것이다. 샤오위안은 화초나 곤충 그림의 명수로 알려진 치바이스, 명나라 말기 유명 화가인 주다 등의 작품을 따라 그린 뒤 전시실에 걸린 진품과 바꿔치기 했다. 2년 동안 그는 학교가 소장한 125점의 유명 작품을 팔아치웠고 3400만위안(66억6천만원)의 이득을 챙겼다.
샤오위안의 행적은 도서관장 후임자가 오면서 들통났다. 새로 부임한 도서관장은 일부 소장품이 조잡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고, 샤오위안은 결국 법정에 서게 됐다. 공안 당국은 그가 미처 팔지 못한 18점의 작품 가격이 7천만 위안에 달한다고 했다.
샤오위안은 자신이 그려 걸어놓은 모조품조차 바꿔치기한 것을 발견했다고 말해 법정을 술렁이게 했다. 그는 “어느날 소장품을 살피다가 내가 걸어놓은 가짜 작품마저 누군가가 바꿔치기해 걸어 둔 것을 발견하고 무척이나 황당했다. 작품이 너무 조악해 금방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가짜마저 가짜로 대체된 셈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예술·골동품 시장이다. <신화통신>은 “예술품 모조 문제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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