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궈보슝 비리혐의 사법처리
이달 베이다이허 회의 앞두고
측근 전진배치 등 기반 다지기
이달 베이다이허 회의 앞두고
측근 전진배치 등 기반 다지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반부패 드라이브가 속도를 내고 있다. 지도부의 비공식 여름회의인 베이다이허 회의에 즈음해 인사 문제를 매듭짓고 중장기 경제구상에 집중하겠다는 생각이 읽힌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30일 회의를 열어 궈보슝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의 당적을 박탈하고, 사법기관이 그의 범죄 혐의를 의법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직권 남용, 수뢰, 사익 도모 등이 혐의로 적시됐다. 궈 전 부주석 낙마는 8월1일 중국군 건군 기념일을 이틀 앞두고 결정됐다. 군내 장쩌민 전 주석의 핵심 측근인 그는 역시 부패 혐의로 지난해 낙마한 뒤 3월 방광암으로 숨진 쉬차이허우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함께 후진타오 전 주석 시절 군을 좌지우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전 정권의 군 수뇌부 2명을 모두 처벌함으로써 군 장악력을 한층 더 높였다. 시진핑 정권 들어 낙마한 장성급 간부는 38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 정권의 비리 인사 처벌은 최근 일사천리다. 궈 전 부주석의 당적 박탈 발표 열흘 전인 지난 20일엔 지난해 12월 부정부패 혐의로 낙마한 링지화 전 통일전선공작부장의 당적·공직 박탈이 발표됐다. 지난달 11일엔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를 두고 시 주석이 8월 베이다이허 회의와 10월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5중전회)에 앞서 친정체제를 확립하고 경제계획에 집중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정치국 회의는 전날 시 주석의 측근으로 알려진 천민얼 구이저우성 성장을 같은 성 당서기로 승진시켰다. 홍콩 <명보>는 “천 당서기는 시 주석이 저장성 당서기를 지낼 때 선전부장을 맡아 신임이 깊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 정가에서는 “5중전회를 전후해 시 주석의 최측근인 리잔수 중앙판공청 주임과 왕후닝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이 각각 베이징시와 상하이시의 당서기를 맡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4일 시진핑 집권 뒤 현직 성급 당서기로는 처음인 저우번순 허베이성 당서기 낙마 건도 시 주석의 측근 전진배치 구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시 주석은 인사 ‘교통정리’로 권력을 더욱 확고히한 뒤 중장기 경제 청사진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광파망>은 29일 “올해 베이다이허 회의의 집중의제는 13차 5개년계획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2016~2020년의 경제운용 방향성을 제시할 이번 5개년계획은 시진핑 정권이 처음 독자적으로 수립하는 경제계획이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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