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피 사범 추적활동 부쩍 강화
정보요원 활동중지·출국시키라”
정보요원 활동중지·출국시키라”
미국 정부가 자국 안에서 ‘여우사냥’을 하고 있는 중국 정보요원들에게 즉시 활동을 중지하고 출국할 것을 요구했다. 여우사냥이란 국외로 도피한 인사들을 체포해 귀국시키는 중국의 반부패 활동을 일컫는 말이다.
<뉴욕 타임스>는 16일 미국 행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최근 중국 정부에 미국에서 ‘여우사냥’ 활동을 하고 있는 중국 정보요원들을 즉시 철수시키라고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중국 요원들이 관광 혹은 비즈니스 비자를 받고 미국에 들어온 뒤 자신들이 추적하고 있는 도피 사범들을 찾아가 귀국을 압박하고 있다. 최근 몇달 사이 이들의 활동이 부쩍 강화됐다”라고 말했다.
중국 요원들은 미국에 도피한 인사들을 미행해 소재를 파악한 뒤 신체적 위협을 가하거나 ‘중국에 있는 가족들이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라는 으름장을 놓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 쪽은 부정부패 혐의로 낙마한 링지화 전 공산당 통일전선부장의 동생 링완청 검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지난해 미국으로 도피한 링완청이 중국 고위층의 정보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 중국은 거듭 비공식 통로를 통해 링완청을 넘겨달라고 요청했지만 미국 정부는 응하지 않은 상태다. 미국과 중국은 범죄인 인도조약을 맺고 있지 않다.
시진핑 정권 들어 강력한 반부패 정책을 펴고 있는 중국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 국외도피 사범에 대한 검거에 나서 올 6월까지 930여명을 체포하거나 귀국시켰다. 중국 매체들은 “국외 도피사범의 귀국을 설득하는 요원 수십여명이 외국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 당국은 이 요원들이 “각 국의 국내법을 준수하며 활동하고 있다”고 했지만, 지난해 12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2명의 중국 요원들이 현지 경찰에 위법 혐의로 검거된 바 있다. <뉴욕 타임스>는 “여우사냥 요원 문제가 사이버 해킹이나 위안화 평가절하 등과 함께 9월 미국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의 주요 갈등으로 부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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