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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톈진항 폭발’ 당국 무책임에 여론 부글

등록 2015-08-17 20:46수정 2015-08-17 21:47

주거지 인접해 독성물질 다량 보관
사고난 회사, 관료아들 소유 드러나
시, 6번 회견서 “잘 몰라” 답변 일관
200여명의 사상자를 낸 중국 톈진항 물류창고 폭발 사고를 둘러싼 당국의 안전 불감증과 무책임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17일 독성 물질인 시안화나트륨 수백t이 주거지나 주요 간선도로와 인접한 곳에 보관돼 있었던 것 자체가 관리 부실이라고 지적했다. 사고가 난 루이하이 물류회사는 24t의 시안화나트륨만을 보관할 수 있는 규모의 창고에 700t을 보관하고 있었다. 이 회사는 주거지나 주요 도로에서 1㎞ 이상 떨어진 곳에 유독 화학물질을 보관해야 한다는 규정을 어기고 주거지에서 600m가량 밖에 떨어지지 않은 창고에 시안화나트륨을 쌓아 뒀다. 특히 이 회사의 대주주인 둥아무개가 지난해 숨진 전직 톈진항 공안국장의 아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뒤 당국의 무성의한 태도도 여론을 악화시켰다. 톈진 시 당국은 사고가 발생한 12일부터 6차례의 기자회견을 열었으나 시 당서기나 시장, 부시장은 단 한차례도 참석하지 않았다가 17일에야 부시장이 나타났다. 이전 기자회견에 나선 톈진시 선전부 부부장이나 빈하이구 구청장 등은 쏟아지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 “내 소관이 아니다”라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누리꾼들은 “도대체 고위 책임자들은 어디서 무얼하고 있는가”라며 분개했다.

급기야 관영 언론들도 뭇매를 때렸다. <환구시보>는 17일 ‘톈진 시의 기자회견은 왜 미진했는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관리들의 불성실한 태도가 부정적인 여론을 키웠다”고 비판했다. 왕훙웨이 인민대 교수는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이런 중대한 사고가 터졌으면 최소한 시의 책임자급이 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내 상황을 설명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현장을 찾은 리커창 총리는 “진상규명을 철저히 하고 소통해야 한다. 무책임한 태도는 유언비어를 만연시킨다”고 말했다. 여론이 악화하자 중국최고인민검찰원은 “직권 남용과 유기, 법 위반 사항을 철저히 조사하고 엄중한 형사상 책임을 추궁하겠다”고 밝혔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중국 정부는 6월 400여명의 사상자를 낸 양쯔강 여객선 사고 때는 기상악화를 핑계 삼을 수 있었지만 이번엔 관리 부실이란 문제를 피해갈 수 없게 됐다”며 “리커창 총리가 사고 나흘 만에 현장에 간 것은 정부의 낭패감을 보여주는 징표”라고 전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 [포토] 하늘에서 본 중국 텐진항 폭발 사고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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