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 위해 베이징 차량 홀짝제
수도권 주변 공장 1만여개 가동중단
“사업가 사이엔 ‘열병식=손실’ 인식”
수도권 주변 공장 1만여개 가동중단
“사업가 사이엔 ‘열병식=손실’ 인식”
‘열병식 블루(Blue) 탓에 멍드는 중국 경제?’
중국이 온 국력을 기울여 준비하고 있는 9월3일 항일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식이 침체된 중국 경제를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중국 정부는 28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베이징과 톈진, 허베이, 산시성 등 수도권 주변 7개 성의 공장 1만여개의 가동을 중단시켰다. 주요 건설 현장도 공사를 잠시 멈추라는 지시를 받았다. 세계 49개국 정상과 대표단에게 베이징이 스모그 도시란 이미지를 심어주지 않으려 대대적인 ‘열병식 블루(열병식 준비 덕에 나타난 파란하늘)’ 조성에 나선 것이다. 베이징 시내 승용차는 이미 홀짝제에 돌입했고, 외부 도시에서 베이징으로 진입하는 차량은 엄격히 통제된다. 보안, 해킹 방지 등을 이유로 일부 전자상거래 업체의 영업과 외국 회사들의 브이피엔(VPN)망도 막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8일 “기업, 사업가들 사이에서는 ‘열병식=손실’라는 인식이 팽배하다”라며 “이미 허베이성은 지난해 국가 이벤트 탓에 타격을 받은 사례가 있다”라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11월 아펙(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 때 이번처럼 베이징을 둘러싼 허베이성의 공장 가동을 중단시켰는데, 허베이성의 그 달 경제성장률은 10월 7.7%나 12월 7.9%보다 낮은 7.2%를 기록한 바 있다. 미즈호 증권의 한 연구원은 “이번 국가 행사가 산업 생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이번 열병식을 학생들의 애국심 고취의 장으로 적극 활용하려 하고있다.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와 교육부는 최근 전국 초·중·고·대학교에 “9월7일 개학날 첫 수업은 ‘국가의 치욕을 잊지말고 중화의 꿈을 성취하자’는 주제로 항전의 역사과 정신을 되새기는 애국교육을 실시하라고 지시했다“고 상하이에서 발행되는 <펑파이신문>이 보도했다. 국기 게양식, 국가 제창 등이 포함된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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