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자유아시아방송’
광저우 ‘남방도시보’, 중국 당국 검열에 항의?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서 발행되는 <남방도시보>가 15일 신문 뒤편 광고면을 전면 흑색으로 채워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중국 당국의 정책에 비판적 논조를 보여온 <남방도시보>는 이날 1면에 농민공과 부패 관리, 시리아 난민에 관한 기사를 싣고 전면 광고면인 24면은 검은색으로 채웠다. 광고주나 광고 문구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이를 두고 중국 누리꾼들은 광고가 중국 정부에 대한 ‘무언의 항의’를 담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작가인 쉬린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 광고가 유엔이 정한 국제 민주주의의 날에 맞춰 실린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는 분명히 정치적 의도와 암시를 띠고 있다”며 “그렇지 않다면 1년 365일 가운데 민주주의의 날에 맞춰 이런 광고가 나올 리가 없다”고 말했다. 인터넷 평론가인 우빈은 “일종의 행위예술인 것 같다”며 “누군가가 국제 민주주의의 날을 맞아 민주주의가 존재하지 않는 중국의 현실에 분노와 항의를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남방도시보> 쪽은 “한 광고주가 날로 치솟는 광고비 탓에 화가 나 이런 광고를 실은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이 신문 관계자는 “현재 흑색 광고가 실린 24면의 전면 광고비는 56만1300위안(1억1000만원)이고 최저로 가격을 낮춰도 37만위안이다”라고 말했다.
<남방도시보>는 남방 신문미디어그룹 산하의 매체로 자매지인 <남방주말>과 함께 종종 당국의 정책을 비판해왔다. 특히, 2013년엔 <남방주말>이 입헌정치와 당의 권한 제한 등을 주장하는 사설을 실으려다 당국의 검열 탓에 파업을 하기도 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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