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자동차(BAIC)가 지난해 출시한 전기자동차 EV200의 모습. 베이징자동차 누리집 갈무리
중국 기업들이 너도나도 전기차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자동차 제조업체는 물론 정보기술, 엔터테인먼트 업체들까지 팔을 걷어붙였다.
중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러티브이(LEtv) 주식회사는 10일 상하이자동차 부회장을 지낸 딩레이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러티브이 쪽은 “딩 전 부회장이 러티브이의 전기차 개발회사인 러스 슈퍼전기차 주식회사의 공동 설립자가 될 것”이라며 “향후 회사의 글로벌 부회장으로서 중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전기차 관련 사업을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차이나 데일리>는 “전기차 개발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는 러티브이가 공격적인 인재 영입을 했다”며 “이 회사는 앞서 인피니티와 폴크스바겐의 전 고위직들도 영입했다”고 보도했다. 러티브이는 1년여 전 미국 실리콘밸리에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하고 260여명의 직원을 채용해 자체 개발한 운용시스템 러오에스(LEOS)를 장착한 신형 전기차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러티브이 쪽은 전기차 회사인 패러데이 퓨처 주식회사에도 투자 지분을 늘려 신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상하이자동차 등 자동차업체에 더해
러티브이·알리바바·바이두 등도 가세
기술혁신 노려 미국에 개발센터 설립
정부 지원 한몫…올 전기차 출하 1위에 실리콘밸리에 뛰어든 회사는 러티브이뿐만이 아니다. 중국 5위 자동차 업체인 베이징자동차도 9월 초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시에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했다. 프리몬트는 테슬라의 생산 공장이 있는 곳으로 테슬라는 이곳에서 S, X모델을 연구하고 있다. 베이징자동차는 기존 전기차 강자인 테슬라의 협력업체인 폭스콘, 지멘스 등에서 일한 20여명의 연구개발 인력을 채용해 내년 4월 베이징 모터쇼에 신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 회사는 테슬라 출신이 세운 배터리 업체인 아티에바의 최대 주주가 됐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베이징자동차는 월평균 1000여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다. 이 업체는 현재 한번 충전으로 200~400㎞를 주행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12일 산둥성에 연간 생산규모가 5만대에 이르는 전기차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고도 발표했다. 중국 최대 자동차 업체인 상하이자동차 역시 최근 “실리콘밸리에 선진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센터를 세우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중국 자동차 부품회사인 완샹은 지난해 친환경차 제조업체인 피스커와 배터리 제조업체인 에이(A)123 시스템을 인수했다. 전기차 개발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중국 업체들이 실리콘밸리에 속속 진출하고 있는 것은 기술 향상을 위한 포석이다. 사비에르 모스켓 보스턴컨설팅그룹 자동차산업 분석가는 <월스트리트 저널>에 “중국 업체들이 실리콘밸리에서 기술 혁신을 통해 전기차 산업의 교두보를 마련하려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와 대표적인 인터넷 검색엔진 회사인 바이두 등도 전기차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알리바바는 3월 상하이자동차와 손잡고 10억위안(1840억원)을 인터넷과 연동한 전기차 개발에 투자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 회사는 2016년까지 신차를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바이두 역시 3월 리옌훙 최고경영자가 “스마트 자동차 연구 개발을 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중국 기업들이 너도나도 전기차 개발에 나선 데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한몫했다. 고질적인 스모그에 시달리는 중국은 전기차 산업을 성장과 환경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카드로 여긴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 산업을 7대 신흥 전략산업으로 확정하고 2020년까지 중국에서 200만대의 전기차가 팔리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2017년까지 친환경 자동차 구입 때 세금감면 혜택을 주고, 정부·공공기관의 친환경차 구매도 확대하겠다고 했다. 먀오웨이 공업정보화부 부장은 최근 “전기차 산업을 중국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은 9일 “올해 상반기 전세계에서 출하된 전기차 20만2741대 가운데 중국이 7만211대를 차지해 미국(5만4347대)을 추월해 세계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이 올해 11만대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는 지난해와 견줘 57%나 늘어나는 것이다.
중국 기업들의 전기차 사업이 성공으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다. 정보기술 분야 리서치 기업인 가트너사는 “전기차 산업은 기존의 전통 자동차 산업보다 엔진 등의 기술이 복잡하지 않고, 초기 설비 투자가 덜 드는 등 진입 장벽이 낮다”며 “이 때문에 여러 정보기술 기업 등이 전기차 산업에 매력을 느끼고 달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조사기관인 카운터포인트 테크놀로지의 닐 샤 선임연구원은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여러 기업이 자동차를 만드는 복잡성과 정밀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러티브이·알리바바·바이두 등도 가세
기술혁신 노려 미국에 개발센터 설립
정부 지원 한몫…올 전기차 출하 1위에 실리콘밸리에 뛰어든 회사는 러티브이뿐만이 아니다. 중국 5위 자동차 업체인 베이징자동차도 9월 초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시에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했다. 프리몬트는 테슬라의 생산 공장이 있는 곳으로 테슬라는 이곳에서 S, X모델을 연구하고 있다. 베이징자동차는 기존 전기차 강자인 테슬라의 협력업체인 폭스콘, 지멘스 등에서 일한 20여명의 연구개발 인력을 채용해 내년 4월 베이징 모터쇼에 신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 회사는 테슬라 출신이 세운 배터리 업체인 아티에바의 최대 주주가 됐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베이징자동차는 월평균 1000여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다. 이 업체는 현재 한번 충전으로 200~400㎞를 주행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12일 산둥성에 연간 생산규모가 5만대에 이르는 전기차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고도 발표했다. 중국 최대 자동차 업체인 상하이자동차 역시 최근 “실리콘밸리에 선진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개발센터를 세우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중국 자동차 부품회사인 완샹은 지난해 친환경차 제조업체인 피스커와 배터리 제조업체인 에이(A)123 시스템을 인수했다. 전기차 개발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중국 업체들이 실리콘밸리에 속속 진출하고 있는 것은 기술 향상을 위한 포석이다. 사비에르 모스켓 보스턴컨설팅그룹 자동차산업 분석가는 <월스트리트 저널>에 “중국 업체들이 실리콘밸리에서 기술 혁신을 통해 전기차 산업의 교두보를 마련하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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