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사냥’ 활기…시진핑 방미 앞 성과
양국서 첫사례…외국과 소통 강화
양국서 첫사례…외국과 소통 강화
중국 당국의 국외 도피 경제사범 검거작전인 ‘여우 사냥’이 활기를 띠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21일 “저장성의 부동산 기업인 중강그룹 전 회장인 딩칭핑의 신병을 스페인으로부터 인도받았다”고 보도했다. 딩 전 회장은 2007~2008년 공금 횡령, 자금세탁, 대출 사기 등을 통해 2억위안(367억원)을 챙긴 뒤 2008년 9월 부인과 함께 캐나다로 도피한 뒤 스페인으로 거처를 옮겨 생활해왔다. 그는 중국 당국이 여우 사냥 대상으로 올린 100명의 국외 도피사범 가운데 한명이며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의 적색 수배대상이기도 했다. <신화통신>은 “스페인에서 국외 도피사범을 인도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앞서 18일에는 미국에서도 처음 경제사범을 인도받았다.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는 “중-미 사법, 외교 당국 사이의 협력을 통해 14년째 미국에서 도피행각을 벌이던 양진쥔을 넘겨받았다”며 “미국에서 국외 도피 경제사범을 인도받은 첫 사례다”라고 밝혔다. 사업가 출신인 양진쥔은 1100만위안(20억원)의 돈을 가로채 2001년 미국으로 달아났다. 그도 딩 전 회장과 마찬가지로 100명의 주요 국외 도피사범 명단과 인터폴 수배 대상에 올라있었다.
양진쥔의 인도는 2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이뤄져 관심을 모았다. 중국 외교부는 “중-미 사이의 법집행 협력 분야의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중국의 여우 사냥이 자칫 인권, 정치범 탄압을 초래할 수 있다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중국은 특히 지난해 말 낙마한 링지화 전 통일전선공작부장의 동생인 링완청의 신병 인도를 미국에 요구하고 있으나 미국은 미온적이다.
중국은 2014년부터 반부패 정책의 일환으로 ‘여우 사냥’ 작전을 벌여 현재까지 930명 이상의 국외 도피사범을 송환했다. 15일에는 중국 외교부에서 한반도 담당 업무를 맡았던 류젠차오 부장조리(차관보급)를 반부패 업무를 관장하는 국가예방부패국 부국장(차관급)으로 승진시켜 전보 발령을 냈다. 전문가들은 “외교 경험이 풍부한 그를 이례적으로 전보 발령한 것은 경험을 활용해 여우 사냥과 관련한 외국과의 협력, 소통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라고 풀이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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