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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홍콩 ‘우산 시위’ 1년…“높아진 정치의식, 깊어진 사회분열”

등록 2015-09-29 20:13수정 2015-09-30 10:39

홍콩 우산시위 1주년을 맞은 28일 홍콩특별행정구 정부청사 앞에서 노란 우산을 쓴 시민들이 침묵 시위로 1년 전의 민주화 운동을 기리고 있다.  홍콩/AP 연합뉴스
홍콩 우산시위 1주년을 맞은 28일 홍콩특별행정구 정부청사 앞에서 노란 우산을 쓴 시민들이 침묵 시위로 1년 전의 민주화 운동을 기리고 있다. 홍콩/AP 연합뉴스
청킴와 교수 인터뷰
“젊은층 정치·선거 관심 훨씬 커져
홍콩 민주화에 장기적 영향 클 것”
“현 홍콩 사회는 권위의 혼란 상태
행정장관 선거법 개정은 민주화의 초점”
청킴와 홍콩이공대 교수
청킴와 홍콩이공대 교수
지난해 가을 홍콩을 뜨겁게 달궜던 ‘우산시위’가 1주년을 맞았다. 학생들과 시민들은 2017년 치러지는 행정장관 선거의 완전 자유직선제를 요구하며 70여일 동안 평화 시위를 벌였다. 경찰의 최루탄을 막으려 그들이 펼친 노란 우산은 민주화의 상징이 됐다. 첫 시위로부터 꼭 1년이 지난 28일 수백명의 학생과 시민들은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 청사 앞에 모여 “진정한 민주화가 될 때까지 싸우겠다”며 기념 집회를 벌였다.

1년 전 시위는 ‘일국양제’를 내세운 중국 정부의 권위주의적인 대응과 시위 장기화로 인한 홍콩 사회의 피로감 증폭, 세대·계층간 분열 탓에 미완으로 막을 내렸다. 2017년 행정장관 선거 역시 기존대로 다수의 친중 인사로 구성된 1200명의 선거인단에 의해 간선으로 치러지게 됐다. 그러나 홍콩 우산시위는 시민들의 정치적 의식을 일깨웠다.

<한겨레>는 최근 청킴와 홍콩이공대 교수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우산시위의 의의와 홍콩 민주화 전망 등을 들어봤다. 청 교수는 우산시위 당시 거리에서 ‘노천 민주 학당’을 열고 학생들에게 즉석 민주주의 강연을 하는 등 주요한 역할을 했다.

-홍콩 민주화 시위 1돌을 맞는 소감은.

“당시 시위에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수십만명이 참여했다. 시위는 이들에게 중요한 정치적 계몽의 장을 제공했다. 비록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홍콩 젊은이들이 과거보다 훨씬 정치와 선거에 관심을 갖게 됐다. 장기적으로는 홍콩의 민주화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시위 이후에도 행정장관 간선제도는 변함이 없다. 우산시위의 득과 실은 무엇인가.

“아쉬운 것은 우리가 행정장관 선거제도를 바꾸고 민주화를 이룰 기회를 잃은 것이다. 정치적 에너지가 부족했다고 할 수 있다. 홍콩 사회에서 수십년 동안 나타나지 않았던 계층·세대간 분열과 대립이 드러난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중국 정부로서도 손실이다. 홍콩을 통해 더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를 실험해 볼 기회를 잃어버렸다. 하지만 성과가 적지 않다. 시위에 참여한 중·고·대학생을 비롯한 젊은 세대에게 홍콩의 미래와 민주주의, 자신의 권리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스스로 정부를 감시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심어주었다.”

-중국 정부가 내세우는 일국양제에 대한 홍콩 시민의 민심은 어떠한가? 민주화 열망이 후퇴했다는 지적도 있다.

“애초엔 많은 홍콩 시민들이 일국양제가 홍콩의 생활 방식과 제도를 보장하고 중국 본토의 정치 체제를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친중국 성향 선거인단의 승인을 거친 2~3명의 행정장관 후보자 가운데 한명을 선택하라는 간선제 방안을 내놓자 홍콩 시민들은 크게 실망했다. 우산시위 뒤 다수의 홍콩 시민들은 일국양제를 신뢰하지 않는다. 우리가 자체 실시한 조사를 보면 젊은 세대, 교육 수준이 높은 층에서 실망감이 더 크고 중국 중앙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 이들은 민주화의 계기가 마련되면 기꺼이 다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친중파와 반중파,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빈부 계층 차이 등 홍콩 사회의 분열이 가속화했다는 지적도 있다.

“그렇다. 홍콩 사회는 중간 지대가 사라지고 양극화하고 있다. 행정장관 선거안 개정에 대해서도 찬성은 40%, 반대는 30%였다. 중도파는 10%에 불과하다. 이런 분열은 홍콩 사회 전체적으로 봐서는 불행하고 위험한 것이다. 중앙정부와 홍콩 행정특별행정구 정부, 경찰에 대한 신뢰도는 크게 하락했다. 홍콩 사회는 현재 권위의 혼란 상태다.”

-홍콩 민주화는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나?

=행정장관 선거법 개정 문제는 해결해야 할 문제다. 홍콩 민주화의 중요한 초점이기 때문이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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