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내 여론 다잡기 성공 불구
교황과 미국방문 겹친 일정 최악
미국인 관심 얻는 데 실패 평가도
교황과 미국방문 겹친 일정 최악
미국인 관심 얻는 데 실패 평가도
일주일여에 걸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첫 국빈방문이 ‘내화외빈’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중국 내 여론 다잡기엔 성공했지만 정작 방문국인 미국 내 우호 여론 확보에는 미흡했다는 것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인민일보>, <중국중앙텔레비전>(CCTV) 등은 시 주석 방미 기간 내내 인터넷 누리집과 지면을 도배하다시피 하며 방미 성과를 추어올렸다. <중국중앙텔레비전>은 29일 “시 주석이 방미 기간 동안 관광, 유학생 교류, 첨단기술 분야 협력 등 5대 분야에 걸쳐 49개 협약을 체결했다. 중국이 10개에 이르는 선물보따리를 품에 안았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방미를 통해 미국에 충돌을 피하고 상호 이익을 존중하자는 신형대국관계를 재인식시켰다”고 전했다.
특히 중국 언론들은 “반부패 척결 작업은 미국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처럼 권력 투쟁이 아니다”라고 한 시 주석의 발언을 일제히 머리기사로 뽑아 반부패로 인한 당내 분열이 없음을 부각했다.
하지만 시 주석의 방미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미와 겹치면서 미국인들의 관심을 얻는 데 실패했고, 호감을 얻기에도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오쑤이성 덴버대 미-중 협력센터장은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시 주석의 방미 택일은 최악이었다. 미국 매체에 시 주석이 거의 노출되지 않아 대중들은 그의 방문에 관심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29일 시 주석이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각종 개발도상국 지원책을 내놓은 것을 언급하며 “시 주석이 미국에서 중국이 세계 대국이 됐음을 억지로 인식시키려 했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선 시 주석의 모든 일정이 철저히 짜인 틀 속에서 진행돼 중국의 역동성을 보여주고 대중의 호감을 얻는 데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여성 권리를 향상시키겠다는 시 주석의 연설에 대해 “여성주의자를 탄압하면서 부끄러운 줄 모른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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