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에 ‘100자’ 남짓 의례적 인사만
매년 짧아져…냉랭한 북-중관계 반영
매년 짧아져…냉랭한 북-중관계 반영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제1비서가 지난달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국경절(10월1일) 축전을 보냈다. 100자 남짓한 길이에 의례적인 인사만 담겨 냉랭한 북-중 관계를 반영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신화통신>을 비롯한 중국 매체들은 1일 북한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인용해 “조선 최고지도자인 김정은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 등이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66돌을 맞아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 장더장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김 제1비서는 축전에서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66주년을 맞아 조선노동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 인민을 대표해 중국 공산당과 중국 정부, 인민에게 축하를 보낸다. 중국의 부강과 번영, 인민의 행복을 기원한다”고 했다. 김 제1비서는 집권 첫해인 2012년부터 해마다 시 주석에게 국경절 축전을 보냈다.
그러나 올해 축전은 전문이 100자 남짓에 불과하고 의례적인 인사만 담겨 냉랭한 양국 관계를 보여준다는 평이다. 지난해 들어있던 “중국이 발전과 번영을 위한 투쟁에서 큰 성과를 거두길 바란다”는 표현도 빠졌다. 2013년 축전에는 “조-중 두 나라 노세대 지도자들과 혁명선열의 고귀한 심혈이 깃들어 있고, 역사의 온갖 시련을 이겨낸 조중 친선을 대를 이어 강화 발전시켜가는 것이 우리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란 말로 혈맹관계를 부각했다.
중국 매체들은 “김 제1비서가 축전은 보냈으나 길이는 100자가량에 그쳤다”고 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냉랭한 양국 관계가 반영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3일 중국 열병식에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참석했지만 최근 북-중간 고위급 교류는 없는 상태다. 북한은 10월10일 노동당 창건 70돌 기념행사와 관련해 아직 중국에 초청장을 보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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