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주변해역 군함진입 계획” 보도
순찰중단 3년만에 재개방침
중국 외교부 반발 브리핑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길”
순찰중단 3년만에 재개방침
중국 외교부 반발 브리핑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길”
미국과 중국이 정상회담이 끝난 지 보름 만에 다시 남중국해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만든 인공섬 해역에 군사 정찰을 재개하겠다고 압박했고 중국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라며 반발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8일 익명의 미국 행정부 고위 관료를 인용해 “(중국이 인공섬을 건설한)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 주변 12해리(약 22㎞) 안으로 미국이 군함을 진입시킬 계획”이라며 “2주 안에 계획이 실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2012년 이후 이 지역에 대한 해·공군 정기 순찰을 중단했다. 미국은 세계 교역량의 30%가 드나드는 이곳에 중국이 일방적으로 8~9곳의 군사용 인공섬을 건설해 항행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워싱턴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인공섬 건설에 큰 우려를 하고 있다. 미국은 국제법이 허락하는 한 어느 곳에서도 항행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남중국해 항행 자유에 관한 뚜렷한 진전이 없자 미국이 군함 투입이라는 강경책으로 기운 듯하다”고 했다.
백악관 쪽은 이른바 ‘남중국해 항행자유작전’에 관해 “기밀사항”이라며 언급을 꺼렸다. 미국은 중국이 인공섬을 영유권 주장의 근거로 삼아 2013년 11월 동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한 전례를 취할까 우려한다.
중국은 반발했다.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현재 남중국해 상황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바라보길 바란다. 중국과 함께 평화, 안정 유지에 건설적인 구실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인공섬 건설은 정당한 주권 행사며 해난 구조, 기상 관측, 어업 장려, 군사 등 다목적용이라고 주장해왔다. 해마다 5조달러(5877조원)에 이르는 중국 물류가 남중국해를 통과한다.
쉬리핑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환구시보>에 “미국이 군함을 진입시킨다면 정세를 더욱 복잡하게 할 뿐이다. 자칫 필리핀이나 베트남 등의 오판을 부추겨 도발 가능성을 키운다”라고 말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