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훙슈주 전 입법원 부원장, 주리룬 주석
훙슈주, 야당에 지지율 20% 뒤져
주리룬 주석 새 총통후보로 추대
총통선거 여야 여성간 대결 무산
주리룬 주석 새 총통후보로 추대
총통선거 여야 여성간 대결 무산
내년 1월 치러지는 총통 선거에서 열세를 면치 못했던 대만 국민당이 후보를 교체했다.
집권당인 국민당은 17일 대만 타이베이 손중산 기념관에서 임시 전당대회를 열어 총통 선거 후보였던 훙슈주 전 입법원 부원장의 후보 지명을 철회하고 주리룬 국민당 주석을 새 총통 후보로 선출했다고 <대만중앙통신> 등이 보도했다. 전당대회에 참석한 대의원 891명 가운데 812명이 훙 후보의 후보 지명 철회에 찬성했다. 훙 전 부원장은 “당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7월19일 주 주석을 비롯한 당의 거물들이 잇따라 총통 선거 출마를 고사한 상황에서 후보로 결정됐던 훙 전 부원장은 석달 만에 후보에서 물러났다. 훙 전 부원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당인 민진당의 차이잉원 후보에 20%가량 뒤졌다. 훙 전 부원장의 후보 지명 철회로 차이 후보와의 총통 여성 후보간 대결은 무산됐다.
이날 국민당은 박수로 주리룬 주석을 새 총통 후보로 추대했다. 주 주석은 그동안 여러차례 “당 개혁과 단합을 위해 전념하겠다”며 출마를 고사해 왔다. 주 주석은 “당이 가장 어렵고 도전에 직면한 시기에 중대한 임무를 저에게 맡겨 줘 감사하다”며 “국민당의 미래는 일개 정당의 문제가 아니라 2300만 대만 국민 전체의 자유, 민주와 생존, 발전과 직결된다. 오늘부터 다시 단결해 출발하자“고 말했다. 그는 하나의 중국을 인정한 중국과의 ‘92공식’을 강조하면서 독립노선을 추구하는 민진당과 차별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올해 54살인 주 후보는 대만대를 졸업한 뒤 뉴욕대에서 유학한 회계학 박사 출신이다. 한때 베이징대에서 객좌교수를 지내기도 했다. 1998년 타오위안현 입법위원(국회의원)으로 당선돼 정계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2009년 9월 행정원 부원장(부총리)을 지냈다. 2010년엔 초대 신베이 시장에 당선됐고 지난해 11월 지방선거에서는 국민당의 참패 속에서도 재선됐다. 올해 1월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주석직에서 물러난 마잉주 총통의 뒤를 이었다. 주 후보는 국민당 내에서 보기 드문 대중 연설가로 알려져 있다.
내년 1월16일 총선과 함께 치러지는 대만 총통 선거는 현재 주 후보를 비롯해 민진당의 차이잉원, 국민당에서 갈라져 나온 친민당의 쑹추위 후보의 3파전 구도로 치러진다. 주 후보와 쑹 후보간의 후보 단일화설도 나오고 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