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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영국 정부는 시진핑 환대하지만…언론 “민심은 인권·철강 ‘부글부글’”

등록 2015-10-21 20:01수정 2015-10-21 22:21

철강업체 공장 폐쇄 잇단 발표에
“중 헐값 수출탓…관세인상” 주장
앰네스티·위구르족 단체 등 시위
시진핑 주석 의회연설엔 “진실성 없다”
영국을 방문 중인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버킹엄 궁전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건배를 하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영국을 방문 중인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버킹엄 궁전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건배를 하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대적인 환대를 받으며 영국을 방문하고 있는 가운데 철강과 인권이 양국 사이의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시 주석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내외와 함께 황금마차를 타고 호화 만찬에 참석한 20일 유럽 2위 철강업체 타타 스틸은 “영국 내 공장 3곳의 문을 닫을 것”이라며 “약 1200명의 직원들이 실직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타타 스틸은 영국에서 1만7000명을 고용하고 있는 인도 철강업체다. 이 업체의 가동 중단은 전날 같은 철강업체인 영국 카파로 인더스트리의 파산 신청 소식과 맞물려 파장을 키웠다. 지난달엔 타이계 사하위리야철강이 노스요크셔의 레드카 제철소 폐업 신청을 했다.

영국 철강업계는 중국이 헐값에 철강을 수출해 업계가 줄도산하고 있다고 본다. 타타 스틸 쪽은 “최근 2년 동안 중국으로부터 철강 수입량이 4배나 늘어 가격이 폭락했다. 수입관세를 최소 20~30%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텔레그래프>는 “철강 문제 탓에 양국 ‘황금시대’에 흠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최대 노조 유나이트는 “정부가 제때 할일을 하지 않으면 값싼 중국 철강제품이 영국 철강산업을 끝장낼 것”이라며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시 주석에게 분명한 항의를 전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캐머런 총리는 “시 주석과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시 주석이 버킹엄궁에서 여왕과 만나는 사이 바깥에서는 중국의 인권과 민주화 탄압에 항의하는 국제앰네스티(AI)와 신장위구르족 단체 등이 시위를 했다. 이 자리에는 지난해 홍콩 민주화 시위 지도자 조슈아 웡과 2012년 미국으로 망명한 인권변호사 천광청도 참여했다. <로이터>는 “남아프리카공화국 투투 대주교를 비롯한 노벨평화상 수상자 12명이 서명한 류샤오보 석방 요구 서한을 캐머런 총리에게 전달했고, 그에게 시 주석을 향해 문제를 제기해 달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정치인들도 거들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시 주석을 만나 “인권과 철강 문제를 거론했다”고 밝혔다. 존 버커우 하원의장은 시 주석의 의회 연설에 앞서 “중국이 단지 세계에서 강국만이 아닌 도덕적 영감을 주는 나라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 주석은 11분 동안의 짤막한 연설에서 “중국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법치체계 건설을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 모두 법 앞에서 평등하다”며 인권탄압 논란을 비켜갔다. 영국 언론들은 “연설 도중 박수는 한차례도 없었고, 진실성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한편, 중국 상무부는 “시 주석 방문을 계기로 중-영 양국이 에너지, 항공산업, 고속철 산업 등에서 461억달러(54조원)에 이르는 경협을 체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비비시>(BBC) 방송 등은 “정부는 뜨겁지만 민심은 차갑다”, “영국 정부가 주인의 비위를 맞추려는 강아지 같다”는 냉담한 평가를 전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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