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문가들은 27일 미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근해에 군함을 파견한 것에 관해 “미-중 양국의 우발적 충돌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자칭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중국이 남중국해에 건설한 인공섬 부근에 미국이 군함을 파견한 것은 이 섬들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청샤오허 인민대 교수도 “미국이 남중국해의 공해와 중국 영해를 막론하고 일정 부분 주도권이 있다는 것을 과시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은 미 군함 진입이 미-중간 우발적 무력 충돌로 비화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봤다. 자 원장은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미 때 우발적 군사충돌을 막기 위한 (군사위기 통보, 공중 조우 대응 매뉴얼) 문건에 합의했다. 중국은 다소 미 군함 접근을 방임할 가능성이 높다”며 “무력 충돌은 두 나라 모두 원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남중국해는 시 주석이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를 연결하는 중국 중심의 경제벨트) 구상 가운데 해상 실크로드의 핵심 경유지다. 청 교수도 “중국은 이번에 미국의 영·공해 접근에 관해 극단적인 대응을 하거나 저지하지 않고 추적만 했다. 무력 충돌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미 군함이 중국 영해에 진입해도 해당 섬이 중국에 속한 것이란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미 군함의 진입이 빈발하면 중국이 끊임없이 양보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들은 “당분간 남중국해 문제는 해법이 없는 상태로 모순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자칭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
청샤오허 인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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