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70조원 투자협정에 고무
메르켈·올랑드 중국행 잇따라
경협 확대·일대일로 참여 눈독
시진핑, 영국 방문뒤 보름만에
영·프·독 정상 모두 만나는 셈
“미·일 견제 상쇄 돌파구” 될듯
메르켈·올랑드 중국행 잇따라
경협 확대·일대일로 참여 눈독
시진핑, 영국 방문뒤 보름만에
영·프·독 정상 모두 만나는 셈
“미·일 견제 상쇄 돌파구” 될듯
유럽 주요 국가 정상들이 잇따라 베이징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자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3조6500억달러)인 중국의 투자를 유치해 경제적 이득을 챙기려는 의도다.
중국 외교부는 26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11월2~3일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외교부는 사흘 전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9~30일 중국을 공식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19~23일 10년 만에 영국을 국빈 방문한 바 있다. 시 주석은 보름 만에 영국, 프랑스, 독일이라는 유럽 주요국가 정상들을 모두 만나게 되는 셈이다. 네덜란드의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은 이미 25일부터 닷새 동안의 중국 방문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유럽 주요 국가 지도자들의 중국행 러시는 중국의 투자를 유치하려는 심산이 강하다. 시 주석은 영국 국빈 방문에서 ‘통큰’ 투자가 뭔지를 보여줬다. 중-영 ‘황금시대’ 개막을 선언한 방문에서 두 나라는 400억파운드(약 70조원)에 이르는 무역·투자 협정에 서명했다. 협력 분야도 에너지, 관광, 헬스케어, 부동산, 금융 등 약 150개에 이르렀다.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서방 국가로는 처음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 신청을 한 영국에 아낌없이 돈을 푼 것이다.
유럽에서 영국과 맞수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프랑스와 독일 정상도 영국의 성과에 자극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메르켈 총리는 당장 마티아스 뮐러 폴크스바겐 새 최고경영자를 방중 일정에 동행시켜 중국에서 배기가스 조작 파문을 차단하고 중국 제조업과의 협력을 모색한다.
2013년 4월 이후 2년6개월 만에 다시 중국을 찾는 올랑드 대통령도 관광과 항공, 원전 분야의 경협 확대를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이들 국가들은 모두 중국의 국책 사업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유럽까지 육·해상 실크로드를 연결하는 중국 중심의 경제벨트) 구상 참여에 눈독을 들인다. 일대일로 구상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을 축으로 중앙아시아의 철도, 도로, 항만, 전력, 통신 등 사회기반시설 건설에 투자한다. 아시아 지역의 사회기반시설 투자 수요는 2020년까지 매년 73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으로서도 유럽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로 챙기는 몫이 쏠쏠하다. 유럽 기업들과의 합작을 통해 기술 향상이 가능하고 각 산업 분야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 지정학적으로도 이득이다.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에서의 공격적인 외교 정책 탓에 미국·일본의 견제와 봉쇄에 직면했다. 필리핀, 베트남 등 이웃 동남아 국가와의 관계도 냉랭하다. 유럽은 중국의 정치, 외교적 돌파구가 될 수 있다. 관영 <환구시보>는 27일 사설에서 “중국은 영, 불, 독 유럽 주요 3개국과 상호 공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해 미·일 동맹의 중국 견제와 압박을 상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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