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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대만 정상, 총통선거 민진당 저지 위한 ‘국-공합작’

등록 2015-11-04 19:49수정 2015-11-04 21:58

분단 뒤 첫 정상회담 성사 배경

국민당, 열세 총통선거 뒤집기 노려
중국, 독립 노선 민진당 집권 막으려
“국민당 지지하란 중국의 신호” 분석
민진당 “중에 대만 팔아넘기기” 반발
※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1949년 분단 뒤 처음으로 이뤄지는 중국-대만 정상회담은 기본적으로는 양안 밀월관계의 결과물이다. 여기에 내년 1월 치러지는 대만 총통선거를 앞두고, 중국 공산당과 대만 집권당인 국민당의 이해관계가 일치해 오는 7일 정상회담이 성사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대만은 2013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취임 뒤 관계가 가까워졌다. 대만도 2008년 취임한 마잉주 총통이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친중 노선을 추구했다. 양안은 2014년 2월 64년만에 첫 장관급 회담을 열었다. 롄잔 전 국민당 주석은 올해 9월3일 중국의 항일 반파시스트 전쟁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양안은 마 총통이 지난해 11월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참석 의사를 표시하면서 정상회담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중국 쪽이 “양안은 한 가족과 같은데 국제회의를 계기로 만나는 것은 어색하다”고 거절해 무산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회동은 내년 1월16일로 예정된 대만 총통선거를 앞두고 중국과 대만의 집권당인 공산당과 국민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물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국민당은 총통선거 국면에서 현저히 불리한 상황이다. 지난달 국민당은 야당인 민진당의 차이잉원 후보에게 열세를 면하지 못하던 훙슈주 후보를 주리룬 국민당 주석으로 바꾸는 비상수단까지 동원했지만 국면 전환에 실패했다. 대만 여론은 친중국 성향의 국민당이 지나치게 중국에 경도되면서 정치, 경제적으로 예속화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국민당은 정상회담을 통해 양안 관계의 중요성과 경제적 밀접함을 부각시켜 중국과 이해관계가 걸린 유권자들의 표심에 호소하려 한다. 현재 대만은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고, 외국인 관광객의 40%도 중국인들이다.

중국으로서도 대만 독립 노선을 표방하는 민진당의 집권을 바라지 않는다. 중국은 대만의 독립을 허용하지 않는 ‘하나의 중국’ 노선을 국시로 삼고 있다. 민진당이 집권하면 하나의 중국을 핵심으로 한 ‘일국양제’(하나의 국가 안에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체제를 공존시키는 것)와 ‘92공식’(하나의 중국 원칙에는 동의하되 해석은 각자 나름으로 한다)이 흔들릴 것을 우려한다. 시 주석은 5월 베이징에서 주리룬 국민당 주석을 만나는 등 집권 이후 국민당 인사들과의 교류 확대를 통해 국민당에 힘을 실어줬다. 조지 차이 대만국립정치대 교수는 <파이낸셜 타임스>에 “중국이 대만 유권자들에게 ‘국민당을 지지하면 양안 관계의 평화와 발전이 지속될 것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순조롭지 않을 것’이란 신호를 보냈다”고 말했다.

민진당은 반발하고 나섰다. 민진당 쪽은 총통선거를 불과 두달여 앞둔 시점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의 저의를 비판하면서 “이번 회담은 밀실 교섭에 의한 ‘친중매대’(親中賣臺·중국에 대만을 판다) 회담이다. 조건이 성숙하지 않은 회담은 득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 언론들은 “1992년 92공식이 합의된 싱가포르에서 다시 정상회담이 열린다”며 “싱가포르는 양안 관계의 성지”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양안 정상회담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엘리자베스 트뤼도 국무부 공보국장은 3일(현지시각) 정례브리핑에서 “대만해협의 양안 국가들이 긴장을 줄이고 관계를 증진시키기 위해 최근 몇년 동안 취해 온 조처들을 환영한다”며 “미국은 중국과 대만이 상호 존중과 존경에 기초해 건설적인 대화를 이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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