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뼈가 부러져도 살로 이어진 형제”

마잉주 “중화민족 진흥 기원 역사적 의의”

중국-대만 66년만에 정상회담
하나의 중국·평화 추구 뜻모아
시진핑 “대만 독립세력이 최대위협”

중국과 대만이 7일 분단된 지 66년 만에 역사적인 첫 정상회담을 열었다. 1990년대부터 활성화된 경제·인적 교류를 토대로 정상회담까지 일궈냈다는 점에서 민간 교류마저 사실상 중단된 남북관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대만 총통은 이날 오후 3시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1시간가량 정상회담을 열어 ‘하나의 중국’ 원칙 아래 양안(중국과 대만) 간 교류를 확대하고 평화적인 발전을 추구하자고 뜻을 모았다. 서로를 ‘선생’으로 칭한 두 정상은 회담 전 70여초 동안 악수를 나눴다. 양안 정치 지도자가 정상회담을 한 것은 1949년 분단 뒤 처음이다. 분단 이전인 1945년 마오쩌둥 전 중국 주석과 장제스 전 대만 총통이 충칭에서 내전 중단을 의제로 만난 게 마지막이었다.

시 주석은 모두 발언에서 “오늘은 양안 관계의 새 장을 여는 매우 특별한 날이다. 역사가 오늘을 기억할 것이다”라며 “어떤 힘도 물보다 진한 피로 연결된 우리를 갈라놓을 수 없다. 우리는 뼈가 부러져도 살로 이어진 형제, 가족이다”라고 말했다. 마 총통도 “양안은 염황(중국 전설의 황제인 염제와 황제를 뜻하는 말)의 자손이자 중화민족이다”라며 “이번 회동은 66년의 시공을 관통해 서로 악수하고 중화민족의 진흥을 기원하는 역사적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회담에서 두 정상은 모두 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중국과 대만이 각자의 해석에 따라 명칭을 사용하기로 합의한 이른바 ‘92공식’에 관해 “굳건하고 확고하게 견지해야 한다”고 합의했다. 시 주석은 “양안의 최대 위협은 대만 독립세력이다. 이들은 평화발전을 저해하고 재앙을 가져올 수도 있다”며 내년 1월 대만 총통선거에서 집권 가능성이 큰 대만 야당 민진당을 겨냥했다.

두 정상은 △소통 강화와 우발적 충돌을 막는 핫라인 개설 △인적 교류 확대 △대만의 일대일로 사업(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를 잇는 중국 중심의 경제벨트)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청년 교류 확대 등에 합의했지만, 별도의 성명이나 합의문은 내놓지 않았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