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만 66년만에 첫 정상회담
대만 전체 수출의 40% 중국이 차지
남북한 관계는 5·24 이후 정체 심각
대만 전체 수출의 40% 중국이 차지
남북한 관계는 5·24 이후 정체 심각
7일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분단 66년 만의 중국-대만 정상회담은 양안 간 오랜 교류협력의 성과가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특히 대만 경제에서 양안 관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아진 게 큰 영향을 끼쳤으리라는 지적이 많다.
대만 국내총생산(GDP)의 40% 남짓이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대만 전체 수출의 40%를 중국이 차지한다. 지난해 대만을 찾은 관광객의 40%가 ‘요우커’(중국인 관광객)다. 아직은 6대 4의 비율로 중국을 찾는 대만인이 더 많지만, 대만을 찾는 중국인의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양안을 오가는 항공편은 매주 840여편에 이른다. 중국의 54개 도시와 대만의 10개 도시를 잇는다. 8만여개에 이르는 대만 기업이 중국에 진출해 있고, 200만여명에 이르는 대만인이 중국에서 상주한다. 지난해 대만에 투자한 중국 자본이 3억3460만달러인 반면, 중국에 투자한 대만 자본은 98억3000만달러다. 중국은 대만에 ‘기회의 땅’이라는 방증이다.
양안관계의 이런 급팽창엔 2008년 마잉주 대만 총통 당선 이후 2010년 양안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체결이 중요한 동력원 구실을 했다. 마잉주 총통은 자신의 양안관계 개선 정책이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지난 4월 마잉주 총통을 만난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상임대표(전 통일부장관)가 전했다. 그런데 정작 양안관계 개선의 모델 구실을 하던 남북관계는 2008년 이명박 정부의 ‘5·24 대북 제재 조처’ 이후 인적왕래와 교역이 곤두박질친 뒤 정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예컨대 지난해 교역액의 99.8%와 인적왕래의 99.7%를 차지한 개성공단사업을 빼면 ‘교역·왕래 제로(0)’나 마찬가지다.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은 “양안 관계는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정신을 바탕으로 정경분리와 경제우선의 실용주의로 최근 몇년새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며 “저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 경제가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대상이 바로 북녘 땅”이라고 말했다. 양안관계의 발전이 보여주듯, 인적 왕래와 교류협력 확대 등 남북관계 개선이 남과 북 모두에 이익이자 ‘통일비용’을 줄일 첩경이라는 지적이다.
이제훈 기자 nomad@hani.co.kr
2010년 이후 남북 인적교류 및 교역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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