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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는 재크의 콩나무

등록 2015-11-08 20:27

6년만에 매출 90억원→10조원대
중국 넘어 세계 각국 소비자 유혹
“소비자들은 마치 새해 카운트다운을 하듯 광군제(光棍節·싱글데이) 세일 행사를 기다린다.”

한 중국 전자업체 관계자는 11월11일 광군제 세일 행사를 앞둔 중국인들의 기대를 이렇게 표현했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 행사를 앞두고 중국 소비시장이 들썩거리고 있다.

광군제는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로 지난해 기준 시장점유율 61.4%를 차지하고 있는 알리바바의 톈마오를 비롯해 징둥(점유율 18.6%), 쑤닝(점유율 3.2%) 등 중국 3대 인터넷 쇼핑몰이 모두 여는 대규모 세일 행사다. 11월11일은 1자가 네 개가 겹치는 상징성 탓에 본래 젊은이들 사이에 독신자의 날 또는 솔로의 날로 지칭됐다. 젊은이들의 축제로 자리잡은 이날을 눈여겨본 알리바바는 2009년부터 27개 업체를 유치해 할인행사를 기획했다. 당시만 해도 신생 알리바바의 이름을 알리려는 홍보성 행사였다.

그러나 이후 광군제 세일 행사는 ‘재크의 콩나무’처럼 놀라운 속도로 성장했다. 첫해 5000만위안에 불과했던 톈마오의 매출은 지난해 571억위안(10조2360억원)으로 성장했다. 이는 중국인들의 소득 향상과 맞물린 결과다. 중국 정부 역시 시진핑 정부 들어 리커창 총리가 온라인 거래 활성화와 창업 장려, 내수 진작을 독려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중국의 인터넷 이용자 수는 6억4900만명에 이른다.

지난해는 세계 각국의 2만7000여개 브랜드가 행사에 참가했고 주문량만 2억785만건에 이르렀다. 온라인 상품 구매 고객의 60%가 기혼자였던 데서 드러나듯 이제 광군제는 중국내 기혼 소비자까지 아우르는 온라인 쇼핑 잔치로 자리잡았다. 한 베이징 거주자는 “광군제 때 신발, 옷 등을 몰아서 사려고 ‘대기’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 소비자들에게 ‘11월 초부터는 필요한 물건을 사지 말고 광군제 행사를 기다리라’는 말은 이제 상식으로 통한다. 지난해 톈마오 온라인 쇼핑 행사가 개장 3분 만에 매출액이 10억위안을 돌파했고 38분 만에 100억위안을 넘긴 것을 보면 중국인들이 얼마나 이날을 벼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이미 중국 광고판과 인터넷 등은 광군제 또는 쌍십일일 광고와 가격 비교로 가득하다. 광군제의 파급효과로 온라인 주문 상품을 소비자에게 배달하는 택배업 역시 호황을 누리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1이 네 개 겹치는 날짜의 상징성으로 시작된 광군제는 시기적으로도 절묘하다. 소비자들이 겨울을 앞두고 월동 물품을 구매하는 동절기 소비가 시작되는 때인데다, 10월1일 국경절 연휴 소비 시즌과 크리스마스 소비 시즌 사이에 위치하는 까닭이다.

톈마오의 광군제 매출 증가 추이
톈마오의 광군제 매출 증가 추이
광군제 열풍은 중국 소비자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해 광군제 당시 알리바바 쇼핑몰을 이용한 외국인은 러시아, 미국, 중국, 대만, 오스트레일리아, 싱가포르, 브라질, 스페인 등 세계 전역에 걸쳐 있다. 알리바바는 올해 광군제를 ‘국경을 넘는 전자상거래 활성화의 계기로 삼겠다’며 행사 구호를 ‘콰징(跨境) 전자상거래’로 정했다. 마윈 회장은 “콰징 전자상거래는 향후 3년 동안 알리바바의 핵심 발전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바바는 올해 행사에서 톈마오에 25개 국가의 5000여개 브랜드를 입점시킬 예정이다. 또 각국 정부와 업계의 협력을 받아 온라인 쇼핑 사이트 안에 12개의 국가별 쇼핑몰도 마련했다.

하지만 광군제 행사의 그늘도 있다. <신화통신>은 3일 “지난해 온라인 전자상거래로 유통된 물품 가운데 59%만 진품이었고 나머지는 가짜였다”며 “지난해 불만 제기 건수가 7만7800건으로 2013년보다 356.6%나 폭증했다”고 보도했다. 광군제 과열을 막고 소비자의 주의를 촉구한 것이다. 지난해 중국의 온라인 거래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40% 성장한 총액 2조8000억위안에 이른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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