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주석 푸젠·저장성 22년 근무
핑탄섬 자유무역지구 자주 방문
“역대 지도자중 가장 잘 알아”
중 언론, 민진당 차이잉원엔 맹비난
핑탄섬 자유무역지구 자주 방문
“역대 지도자중 가장 잘 알아”
중 언론, 민진당 차이잉원엔 맹비난
분단 이후 처음 성사된 양안(중국과 대만) 정상회담의 배경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만과 맺어온 오랜 인연이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일제히 차이잉원 민진당 총통 후보 때리기를 시작했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8일 “시 주석이 대만 맞은편 푸젠성에서 17년, 저장성에서 5년을 근무했다. 푸젠성 성장 시절엔 대만과의 무역 확대를 꾀하려 설치한 핑탄섬의 시범 자유무역지구를 무수히 드나들었다”며 “시 주석은 대만과의 교역 확대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1985년부터 2002년까지 저장성 샤먼시장과 푸젠성장을 지냈고,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저장성 당 부서기와 서기를 지냈다. 저장성은 수많은 대만 기업들이 투자를 하는 곳이다.
시 주석의 부인인 펑리위안도 대만과 인연이 있다. 펑리위안의 삼촌은 국민당 참전군인 출신으로 1949년 국민당 정부와 함께 대만으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촌의 존재 탓에 펑리위안의 부모는 문화혁명(1966~1976년) 시절 적잖은 탄압을 받았다고 한다. <시진핑: 붉은 차이나, 차세대>란 책을 쓴 아녜스 앙드레지는 “시 주석이 역대 중국 지도자 가운데 대만을 가장 잘 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관영 매체들은 양안 정상회담을 비판한 대만 야당 민진당의 차이잉원 총통 후보를 비판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9일 1면 평론에서 “(하나의 중국을 인정한) 92공식을 부인하는 것은 국가를 분열시키는 행동으로 양안 동포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화 민족주의 성향의 <환구시보>도 사설에서 “이번 정상회담이 양안 관계를 격상시켜 세계적인 찬사를 받고 있지만 차이 후보는 분노에 휩싸여 거친 말로 회담을 깎아내리고 대만의 독립 의지를 나타냈다”며 “그는 평화적인 양안 관계 발전보다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우선시하는 이기주의의 극단을 드러내 보였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 신문은 “차이 후보는 양안 관계에 새로운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만일 당선된다면 그가 추구하는 대만 독립 정책은 중국의 강력한 보복에 부닥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상회담 뒤 노골적으로 대만 총통 선거에 훈수를 두기 시작한 셈이다.
이날 친국민당 성향의 <대만연합보>는 “8일 대만 시민 832명을 상대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 ‘양안 정상회담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37.1%로 ‘만족하지 않는다’는 응답(33.8%)보다 오차범위(±3.4%) 안에서 높았고, 차이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정상회담을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도 67%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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