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등 영유권 갈등 국가는 압박
타이·말레이 등과는 합동 군사훈련
타이·말레이 등과는 합동 군사훈련
중국이 동남아 국가들에 ‘압박과 협력 강화’라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며 외교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선진커 중국 공군 대변인은 11일 “중국과 타이 공군이 30일부터 3주 동안 타이 공군기지에서 연합 군사훈련인 ‘팰콘 스트라이크 2015 훈련’을 실시하기로 했다”며 “두 나라 공군의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양국 신뢰와 우호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두 나라 공군이 연합 군사훈련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군은 앞서 9월에도 믈라카 해협에서 말레이시아군과 첫 연합 군사훈련을 벌인 바 있다. 중국 원유 수입량의 80%가 드나드는 이 해협에서 진행한 훈련에는 1000명의 중국군이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과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이 나머지 동남아 국가들과는 이미지를 개선하고 관계를 강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상하이의 군사 전문가인 니러슝은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동남아는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의 주요 경유지다. 중국은 연합 군사훈련을 통해 관계를 강화하고 지역 안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싶다는 신호를 보내려 한다”고 말했다. 두지펑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도 “연합 군사훈련은 여러 외교방책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아울러 필리핀, 일본 등과 밀착하는 미국에 견제구를 던지는 의미도 있다.
한편으로 중국은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에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제소한 필리핀을 향해서는 압박을 가했다.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하고 있는 왕이 외교부장은 11일 “필리핀이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제소해 양국 관계를 긴장시키고 있다”며 “중국은 갈등의 매듭이 더 꼬이지 않길 원한다. 문제는 만든 쪽이 풀어야 한다. 필리핀이 좀 더 분별력 있는 선택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필리핀은 지난달 29일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중재를 요청했으며,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는 심리에 들어간 상태다. 남중국해의 80%가 자신들의 영해라고 주장하는 중국은 심리에 참여하길 거부하고 있다.
<로이터>는 인도네시아도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상설중재재판소에 제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루후트 판자이탄 인도네시아 안보장관은 “현재 중국과 대화를 통한 해법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성과가 없으면 국제형사재판소에 가져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판자이탄 장관이 말한 국제형사재판소는 상설중재재판소를 잘못 말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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