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조작’…연 총생산 홍콩 추월
상부의 압박·개인 승진 욕심 탓 분석
상부의 압박·개인 승진 욕심 탓 분석
중국에서 경제가 가장 낙후한 지역으로 꼽히는 동북 3성(랴오닝·지린·헤이룽장) 공무원들이 지난 여러 해 경제통계를 허위로 부풀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관영 <신화통신>은 “최근 동북 3성의 경제성장률이 급격히 하락한 것은 과거 지방 공무원들이 경제통계를 부풀려 성장률을 과장했기 때문”이라고 11일 전했다. 3년 전 랴오닝성과 지린성의 성장률은 각각 9.5%와 12%였지만 올해 3분기까지 성장률은 각각 2.7%와 6.3%로 추락했다. 통신은 “이 지역에 근무한 여러 명의 공무원이 ‘지방정부 수입과 가계 수입, 외부 투자액 등을 크게 뻥튀기했다’고 실토했다”고 전했다. 헤이룽장성의 한 공무원은 “지방정부의 투자액이 1000억위안 이상 부풀려진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한국의 감사원 구실을 하는 중국 심계서는 “랴오닝성의 한 현에서는 한해 재정 수입이 실제보다 127%나 부풀려졌다”고 했다. <신화통신>은 “서류상으로만 보면 동북 3성 일부 현의 연간 총생산은 홍콩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통계 부풀리기가 상부의 압박이나 개인의 승진 욕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지린성의 한 관리는 13일 <차이나데일리>에 “승진 압박에 시달리는 지방 공무원들이 저마다 외부투자 유치 실적을 부풀린다”고 말했다. 지린성에 근무하다가 최근 상하이로 옮긴 한 경제 관료는 “상하이의 재정 투명성과 개방성에 놀랐다. 행정 측면에서만 보면 10년 정도 격차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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