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1일 양쯔강 여객선 침몰사고(440여명 사망)
선전 산사태, 톈진항 폭발사고, 상하이 압사사고…
중국의 2015년은 대형 인재로 얼룩졌다. 중국 안팎에선 간판급 대도시들에서 발생한 대형사고로 “과연 시스템이란 게 존재하는지”, “압축 성장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회의를 품게 됐다고 진단한다.
7명의 사망자와 70여명의 실종자를 낸 광둥성 선전 산사태는 산비탈에 있는 쓰레기 적치장에 토사와 건축·산업 폐기물들을 위법으로 쌓아둔 게 무너져 내린 것이다. 적치장은 올해 초 안전진단에서도 부적격 판정을 받았지만 그대로 운영됐다. 선전은 덩샤오핑이 1980년 처음으로 선정해 만든 경제특구이자 개혁개방의 요람이다.
2015년 8월12일 톈진항 물류창고 폭발사고(170여명 사망)
8월 톈진항 폭발도 인재였다. 사고를 낸 루이하이국제물류는 규정을 어기고 맹독성 화학물질인 시안화나트륨 등을 주거지와 시내 주요 간선도로 부근에 쌓아뒀다. 소방안전검사는 ‘관시’(關系·인맥)를 이용해 통과했다. 새해 벽두 발생한 상하이 황푸강 와이탄 압사 사고도 무사안일이 빚어낸 참사였다. 새해맞이 레이저쇼를 보려 순간 31만명의 인파가 몰렸지만 경찰은 현장에 600여명의 질서유지 인력만 배치했다. 톈진은 베이징, 상하이, 충칭과 함께 중국 4대 직할시이자 대표적 항구도시이고, 상하이는 중국 경제의 중심이다.
2014년 12월31일 자정 직전 상하이 와이탄 압사사고(36명 사망)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23일 “주요 세 도시에서 벌어진 참사는 모두 미숙한 관리, 느슨한 감독, 허술한 법 집행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며 “중국인들은 ‘왜 이렇게 도시가 위험해졌는가?’라는 회의를 품게 됐다”고 전했다. 한 누리꾼은 “사고가 난 곳은 모두 개혁개방과 경제성장의 모범으로 꼽히는 도시들이다. 대체 발전이란 것은 무엇이며 우리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제도와 시스템이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부작용이란 진단도 나온다. 팡촹린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파이낸셜 타임스>에 “중국 도시들은 과도하게 빠른 속도로 성장했고, 건물들이 앞다퉈 올라갔다. 재난 방지 시설과 제도를 갖추지 못한 도시들이 허다하다”고 말했다.
2015년 12월20일 선전시 불법 폐기물 산사태(7명 사망, 70여명 실종)
중국 정부는 대형 사고가 터지면 서둘러 실무 책임자를 처벌하는 동시에 웨이보 계정 폐쇄와 유언비어 단속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한 상하이 시민은 “선전 사고에서 가장 경악했던 부분은 인터넷에서 예전처럼 분노와 의문의 글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그저 (체념하고) 각자도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를 향한 인민들의 불신과 체념은 높아간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사진 AFP·신화·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