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쑤성서 초콜릿 훔친 혐의로 억류·모욕 당해
중국 간쑤(甘肅)성의 한 슈퍼마켓에서 초콜릿을 훔친 혐의로 억류당하면서 심한 모욕을 받은 13세 소녀가 자살한 데 대한 주민의 분노가 거의 폭동 수준으로 확대됐다.
새해를 이틀 앞둔 30일 간쑤성 진창(金昌)시 융창(永昌)현 주민 수 천명은 화둥(華東) 슈퍼마켓 입구에서 시위를 벌이다 출동한 경찰 1천여명과 충돌하는 과정에서구타를 당하자 경찰차를 부수고 시장을 폭행한 후 수 명이 연행됐다고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이 31일 보도했다.
이날 시위는 현내 자오친(趙琴·13)이 지난 28일 화둥 슈퍼마켓에서 초콜릿을 훔치다 들킨후 사장에게 억류당한채 심한 모욕과 협박을 견디지 못하고 옥상에서 뛰어내려 자살한데서 비롯됐다.
자오는 아버지까지 끌려와 벌금을 냈는데도 슈퍼마켓 사장이 벌금이 적다며 불평하는 틈을 타 옥상으로 올라가 뛰어 내렸다.
소식을 들은 주민들은 당일 자오친의 가족을 앞세우고 문제의 슈퍼마켓에 모여 자오친의 자살에 대해 해명할 것을 요구했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자 30일 다시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 규모는 수 천명으로 늘어났다.
경찰이 이날 시위에서 주민들을 구타하자 시위는 격렬해졌다. 주민들은 몽둥이를 들고 경찰에 맞서며 경찰차를 부수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봉과 방패로 무장한 경찰을 당할 수 없었다. 경찰은 시위대를 무력으로 진압하고 수 명을 체포했다.
시위 초기에 580명이던 경찰 병력은 곧 1천여의 무장 경찰이 추가된데 이어 2천800명의 지원 병력이 가세해 시위가 벌어진 슈켓 입구 부근은 온통 아수라장이 됐다.
이날 밤 란저우(蘭州) 군구에서 병력 3천명을 추가로 파견했다.
시위 현장을 목격한 한 누리꾼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경찰이 주민을 구타하자 이들의 분노가 폭발했다”면서 “백성이라고 해서 경찰을 구타하고 경찰차를 부수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느냐”고 따졌다.
다른 누리꾼은 “경찰의 쓸데없는 개입으로 혼란이 커졌다”면서 “경찰과 ‘전쟁’을 벌여 경찰차까지 파괴한 융창현 주민들이 장하다”고 주민 편을 들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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