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방부가 31일 자체 기술로 제2의 항공모함을 건조하고 있다고 공식 확인했다.
양위쥔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중국은 광활한 해안선과 해역을 지니고 있고 영해 주권과 해양 권익을 지키는 것은 신성한 책무다”라며 “현재 순수 국산 기술로 설계된 제2의 항공모함을 다롄항에서 건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대변인은 “제2 항공모함의 배수량은 5만톤가량이며 젠-15 전투기 등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전투기들을 탑재할 수 있다. 새 항모는 스카이 점프 등 이착륙 기능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언제 제2 항모가 완성될지에 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제3 항공모함 건조 여부는 “당국자들이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여러 차례 매체들을 통해 중국이 랴오닝호에 이은 제2의 항공모함을 만들고 있다는 보도는 있었지만 중국 국방부가 직접 이를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월 중국 장쑤성 창저우시 정부는 공식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창저우시의 케이블 제조업체가 제2항모의 부품 납품업체로 선정됐다”고 발표했으나 중국 정부는 이를 부인하고 인터넷에서 관련 소식들을 삭제한 바 있다. 중국은 2012년 9월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호를 취역시켰다. 그러나 6만7500톤급의 랴오닝호는 1998년 옛 소련이 만든 바랴크호를 우크라이나로부터 사들여 개조한 것이었다.
중국은 제2 항공모함 건조를 계기로 남중국해를 비롯한 해양 영유권 문제에 더욱 공격적인 행보를 펼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주석은 해양 강국 건설을 역설하며 동중국해에 방공식별 구역을 선포하고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 작업을 추진해왔다. <로이터>는 “(남중해) 영유권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제2 항모 건조를 공식적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한 익명의 상하이 군사 전문가는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이 격화하면서 중국이 제2항모 개발을 서둘렀을 것”이라며 “다수의 항모를 보유한 미국이 남중국해 전역을 항해하는 것은 분명 중국에 골칫거리이자 압박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방부는 연초 보고서에서 “중국이 15년 안에 여러대의 항공모함을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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