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31일 새로 창설한 인민해방군 ‘로켓군’의 왕페이허 사령관과 왕자성 정치위원에게 부대기를 전달하고 있다. 이날 중국 인민해방군은 베이징에서 ‘로켓군’, ‘육군(통합)지휘기구’, ‘전략지원부대’ 창설대회를 열었다. 베이징/신화 연합뉴스
시진핑 ‘핵억지·반격능력’ 언급
‘미국에 양보없다’ 대내외 과시
전략지원부대는 사이버전 겨냥
중국 “강군몽 시대적 요구 따른 것”
‘미국에 양보없다’ 대내외 과시
전략지원부대는 사이버전 겨냥
중국 “강군몽 시대적 요구 따른 것”
중국이 새해 벽두부터 잇따라 군사력 확장 의지를 대내외에 과시하고 나섰다. 올해도 남·동중국해와 사이버 안보 등에서 양보없는 강성 행보가 예상된다.
관영 <신화통신>은 1일 “시진핑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이 지난 31일 정식으로 군 개혁을 단행하고 로켓군과 전략지원부대, 육군(통합)지휘기구를 창설했다”고 보도했다. 국방개혁안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부대는 로켓군이다. 시 주석은 “로켓군은 (상대에) 전략적 위협을 가할 수 있는 핵심 전력이자 대국 지위를 지탱하는 전력으로 국가안보의 초석이다”라며 “신뢰할 수 있는 핵 억지 및 반격 능력과 중장거리 정밀타격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직접 핵 억지 및 반격 능력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로켓군은 기존 핵미사일 운용 부대인 제2포병을 확대 개편한 부대다. 1966년 창설된 제2포병은 육해공군과 별도로 작전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신설 로켓군은 각 군과 통합 작전을 펴며 핵미사일과 핵잠수함, 전략 폭격기, 각종 단중장거리 미사일 등도 함께 운용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군사 전문가는 2일 <비비시>(BBC) 방송에 “로켓군은 1960년 냉전 당시 옛소련이 미국을 겨냥해 창설했던 로켓부대와 비슷할 것이다. 이 부대는 대륙간,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에 주력했고 미국을 위협했다”고 말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로켓군 창설 이틀 뒤인 2일 “미국이 중국 주변에서 미사일방어(MD) 체계를 갖추려 한다”며 이 부대가 미국의 엠디 체계 무력화와 무관하지 않음을 암시했다. 일부에선 로켓군이 ‘우주군’ 구실도 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함께 창설된 전략지원부대는 사이버, 정보전 등 현대전에 대비한 미래 전략부대로 평가된다. 시 주석은 부대의 임무를 “군민 합동으로 신형 작전을 수행하고 안보를 지키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을 상대로 한 사이버, 정보전 능력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육군통합지휘기구는 기존 지역별 7대 군구의 벽을 허물고 통합 작전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신설됐다. 사령관에는 1969년 베트남전에 참전한 ‘전쟁영웅’ 리쭤청 전 청두군구 사령관을 임명해 사실상 육군참모총장 구실을 맡겼다. 시 주석은 “국방개혁은 중국몽, 강군몽(强軍夢) 실현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2일 베트남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 베트남명 쯔엉사군도)의 피어리크로스 암초(중국명 융수자오)에 만든 활주로에서 처음으로 시험 비행을 했다. 중국 외교부는 “활주로 점검 차 민간 항공기가 이착륙했다”며 “이는 중국 주권 범위 안에서 행해진 일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베트남 외교부는 “심각한 주권 침해이자 지난해 11월 양국 정상의 분쟁 완화 합의를 어긴 것”이라며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중국은 지난 연말 국방부가 제2 항공모함의 건조 사실을 공식 인정하고, 관영 언론이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젠-20의 대량 생산이 임박했다고 공표했다.
잇따른 중국의 무력 과시는 갈등이 심해지는 남·동중국해에서 올해도 강성 행보를 이어갈 것임을 암시한 것으로 보인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이 아시아 재균형 전략을 추진하며 남중국해 등 자국 핵심이익에 개입하는 미국에 양보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