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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대만 첫 여성 총통 차이잉원 “국민들이 표로 역사 새로 썼다”

등록 2016-01-16 23:36수정 2016-01-16 23:56

대만 총통 후보 차이잉원.  타이베이/AP EPA 연합뉴스
대만 총통 후보 차이잉원. 타이베이/AP EPA 연합뉴스
대만 역사상 처음…민진당 이끌며 8년만 정권교체 이뤄
‘쯔위 사건’도 직접 언급…“영원히 국가 단결시킬 사건”
16일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에서 차이잉원 민진당 후보가 당선됐다. 차이잉원 후보는 이날 10시20분(한국 시각) 개표가 90% 진행된 현재 56.2%의 득표율로 689만305여표를 얻어 381만50여표(31.0%)를 얻은 주리룬 국민당 후보를 25% 포인트 이상으로 따돌리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쑹추위 친민당 후보는 157만표(13%)를 얻었다.

차이 후보는 이날 밤 8시30분께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어 “대만 국민들이 표로 역사를 새로 썼다. 민주주의 정신으로 선거에 신성한 한표를 행사한 국민들에게 감사하다. 국민들이 견고하게 민주주의를 지켜냈다”며 “저와 민진당에 다시 한번 국가를 운영할 수 있도록 책임을 맡겨줘 감사하다. 대만이 일류국가가 되도록 공약을 실천하고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차이잉원은 전국을 도는 강행군 유세 탓에 쉰 목소리로 기자회견을 했다.

차이 후보는 이날 당선자 회견 말미에서 먼저 한국 다국적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쯔위가 방송 프로그램에서 대만 청천백일기를 흔들다가 사과한 사건을 별도로 상세히 언급했다. 차이 후보는 “요즘 한 뉴스가 사회를 흔들고 있다. 한국서 16살의 여학생 연예인이 국기를 흔들다가 억압을 받은 사건은 많은 대만인들의 불만을 불러일으켰다. 이 일은 제가 영원히 국가(대만)를 단결, 강화 시키도록 상기시키도록 자극, 당부하는 사건이다. 제가 총통으로서 가장 중요한 책임 느끼는 것이 바로 이 점이다”라고 말했다. 차이 후보는 ‘세계 어디에서도 대만인들이 억압받지 않고 대만 국기를 흔들 수 있도록 어떤 노력을 하겠는가’라는 외신 기자의 첫 물음에 “한 국가의 국민이 국기를 흔드는 것은 모두가 존중해야할 정당한 권리다. 누구도 국민이 자신의 국기를 흔드는 것을 억압할 수 없다. 이는 세계 모든 국가들이 인정하고 존중해야하는 문제이다”라고 답했다. 쯔위는 지난해 11월 <문화방송> 방송 예능 프로그램 ‘마리텔’에 나와 대만기를 흔들었다가 중국 매체들이 이를 문제삼으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일제히 쯔위가 대만 독립지지자라고 비판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평론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은 모든 곳에 적용되는 것이고 늘지도 줄지도 않을 것”이라며 “(이 원칙을 훼손시키려는) 도전을 용납치 않겠다”고 말했다. <인민일보>는 “엔터테인먼트가 정치화하는 것을 바라지 않지만 정치가 엔터테인먼트화하는 것도 원치 않는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도 최근 사설에서 “한국이 말하는 ‘독도 문제’처럼 중국의 주권 문제는 가지고 놀 수 있는 물건이 아니며 반드시 진정성을 갖고 존중해줘야 하는 문제”라며 “한국 기업이 성장하는 중국경제의 과실을 함께 나누기 위해서는 대만 문제를 포함한 중국의 주권, 영토 문제를 존중해주고 중국 네티즌의 인내심에 도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사건이 커지자 쯔위와 소속사 인 JYP엔터테인먼트 쪽은 15일 유튜브를 통해 사과를 했다. 쯔위는 사과 영상에서 “중국은 하나밖에 없으며 상처 받으신 분들께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쯔위 사건 여파는 대만 총통 선거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쯔위 사건에 화가 난 젊은 층들은 대거 투표에 참여하며 중국과 거리 두기를 주장하는 민진당에 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총통 후보들도 참담한 심정을 표시했다. 차이 후보는 16일 투표 뒤 ‘쯔위 사건’에 대해 “많은 국민이 마음 아파하고 심지어 분노까지 느끼고 있다. ‘중화민국’ 국민이 국기를 흔드는 것은 국가와의 일체감을 표시하는 행위로 이를 억누르려 해서는 안된다. 쯔위는 강압적으로 마음과 다른 일(사과)을 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주리룬 국민당 후보도 “매우 가슴 아프다. 나는 쯔위를 성원하며 대만의 민주자유를 자부심으로 삼아 국기를 흔드는 친구들과 영원히 같은 편에 서겠다”고 말했다. 대만 매체들은 쯔위 사건을 ‘국기 폭풍 사건’이라고 일컬으며 이번 총통 선거에 최대 변수 가운데 하나였다고 보도했다. 이날 한 텔레비전 선거 분석 프로그램에 나온 한 선거 전문가는 “쯔위 사건이 투표율을 얼마나 높였는지 분석해봐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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