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둥성 핑이현 석고광산에서 발생한 대규모 붕괴사고로 지하 수백m에 매몰됐던 광부들이 사고 36일 만인 29일(현지시간) 극적으로 구조됐다. 구조대는 이날 오후 10시22분 현재까지 생존자 4명이 갇혀 있는 지점까지 설치한 지름 수십 ㎝의 ‘구조통로’를 이용해 4명을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사진은 이날 구조대원들이 지하 수백m 지점에 매몰됐던 광부들을 기중기로 끌어올리는 모습. 2016-01-30 연합
구조원들 얼싸안고 눈물
천여 명 구대조원, 새카만 얼굴의 생존자 모습에 감격
무인기 투입된 고난도 구조작전…생존자들 “너무 감사”
천여 명 구대조원, 새카만 얼굴의 생존자 모습에 감격
무인기 투입된 고난도 구조작전…생존자들 “너무 감사”
“올라온다…. 조금만, 조금만 더…”
지난 29일 오후 9시 15분(현지시간) 중국 산둥(山東)성 핑이(平邑)현의 석고광산 붕괴사고 현장.
어두컴컴한 구조통로 주변에 모인 구조대원들이 이 통로를 끊임없이 주시하며 주문처럼 중얼거렸다.
기중기가 이 통로에 내려보낸 줄을 감기 시작한 지 이미 10분이나 지났지만, 생존자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 줄은 매몰 광부들의 안전벨트와 연결돼있었다.
지하 220m에 갇힌 생존자 4명을 직경 70㎝의 작은 구멍을 통해 다시 지상으로 끌어내는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오후 9시21분. 드디어 하얀색 안전모가 천천히 지상으로 올라왔고, 그 아래로 새카만 얼굴의 첫 번째 생존자 얼굴이 드러났다.
지하 수백 m의 지옥같은 폐쇄공간에서 36일을 버틴 끝에 살아 돌아오는 데 성공한 것이다.
생존자 얼굴을 확인한 구조대원들이 너나할 것없이 눈물을 쏟았다.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입에서 허연 입김을 연방 내뿜는 광부들은 몹시 지쳐 있었다. 그러나 지친 표정에서는 이제 살았구나’라는 깊은 안도감도 묻어났다.
세 번째 생존자가 지상으로 올라온 뒤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건넸다.
한 명이 골절상을 입은 것을 제외하면 이들의 건강은 대체로 양호했다. 생존자를 모두 지상으로 끌어올리기까지는 1시간44분이 소요됐다.
이날 구조장면은 관영 중국중앙(CC)TV 등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이번 사고는 지난달 25일 오전 7시56분께 위룽(玉榮)상업무역주식회사 소유 석고광산에서 발생했다.
모두 29명의 광부가 매몰됐다가 사고 발생 뒤 11명이 구조되고 1명이 사망했다.
특히 사고 엿새 만인 같은 달 30일 지하 220m 지점에서 일부 광부들이 생존해 있다는 사실이 기적적으로 확인된 뒤 대대적인 구조작업이 시작됐다.
대규모 구조인력과 무인기 등 최신 구조장비 600대가 동원됐다.
그러나 지층이 대규모 폭발 때문에 변형되면서 구조통로 개설 작업은 난항에 난항을 거듭했다.
규모 4.0의 지진이 감지될 정도로 이번 폭발사고의 강도는 컸다.
구조당국 관계자는 “석고광산은 철광산, 석탄광산에 비해 (지질이) 무르고 안정성도 떨어진다”며 이 때문에 구조작업이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구조통로는 사고 발생 한 달을 전후해 거의 완성됐지만, 방향에 오차가 생긴 사실이 드러나면서 구조작전이 위기를 맞기도 했다.
생존 광부들은 구조대원들에게 “빨리 가족들을 보고 싶다”, “당신들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며 삶의 의지를 다졌다.
중국언론들은 지름 70㎝의 수직 구조통로를 통해 매몰자 구조에 성공한 것은 중국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자 세계적으로도 세 번째 사례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지난 2010년 10월에도 칠레 산호세 광산의 붕괴된 갱도 안에 갇혀 있던 광부 33명이 69일 만에 기적적으로 생환해 전 세계에 감동을 준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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